그 시작은 지난 2일 소공연장에서 개최됐던 이천시 월례조회의 표창장 수여식에서 발생했다. 당초 이천아트홀은 좁은 무대진출로의 특성상 시민들의 안전을 우려해 그 어떤 행사에서도 꽃다발을 금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많은 사람들이 표창장 수여를 축하해주기 위해 꽃다발을 들고 입장했지만, 그것을 말리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사회자도 “꽃다발 증정식이 있겠습니다. 수상자에게 꽃다발을 증정하실 분들은 무대로 나와 전달해 주십시오”라며 꽃다발 증정 시간을 따로 마련하기까지 했다. 이는 지난 10월 있었던 노인의 날 행사를 비롯한 여러 행사에서 직원들이 꽃다발 입장을 저지해 실랑이를 벌이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에 “시 행사에서만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고개를 들었다.
뒤이어 불 붙은 여론에 부채질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아트홀이 민방위교육을 위한 대관 신청을 허가한 것이다. 이는 철저한 심의를 거쳐 대관을 허용하던 옛 모습과 차별된 모습이었다. 이에 많은 문의가 빗발쳤지만, 아트홀 측은 ‘시민회관이 청소년수련관으로 리모델링을 하고 있고, 그에 따른 대체 공연장이 없는 걸 어쩌겠느냐’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이다.
아트홀의 이러한 처사는 신협의 총회도, 각 유치원들의 졸업식 행사도 줄줄이 대관을 허가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다. 민방위교육의 허가가 ‘시민회관의 리모델링 때문’이라면 시민회관에서 진행해오던 모든 행사를 아트홀에서 진행하자고 해도 아트홀 측에선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민방위교육 등이 과연 이천아트홀에서 진행할 정도로 ‘문화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처음 이천시민들에게 양질의 문화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던 설립목적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깐깐하면 깐깐하다고 할 수 있던 이천아트홀이 관대해졌다.
그런데 문제는 ‘시에만’ 국한된다는 것이다. 시 행사에서는 자신들의 운영방침을 무시해도 되고, 시정에서 필요한 사안이 있다면 자신들의 대관기준을 무시해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그 ‘관대함’이 화를 불렀다. 앞으로 아트홀 직원들이 꽃다발을 들고 입장하려는 사람을 저지하는 일이 생긴다면 사람들은 ‘시 행사는 되는데 왜 여기는 안 되느냐’며 반문할 수도 있으며, 신협이나 각 유치원들은 ‘민방위교육은 되는데 왜 우리는 안 되냐’며 항의할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아트홀은 뭐라고 대답할 수 있겠는가.
만약 예전과 같은 깐깐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시 직영체제 아니랄까봐 시에게만 관대하다’는 오명을 지우지 못할 것이고, 그렇다고 모두 받아준다면 아트홀으로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아트홀은 시만 편애한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며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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