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법면 단천2리 주민들이 이천시가 추진하는 ‘표교-어농 및 안평-송갈간 연결도로 개설공사’의 실시설계 수정안을 결사반대하고 나서, 수정안 주민설명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단천2리 주민들은 마을 앞 하천 건너편으로 들어서기로 했던 시도4호선(유산-매곡) 확장공사를 마을 안쪽으로 확장한다는 수정안에 대해, 이는 주민의 목숨을 담보로 한 ‘죽음의 도로’라며 수정안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지난 25일 10시 호법면사무소에서는 ‘도로개설공사 보완 실시설계’(수정안) 주민설명회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단천2리 주민 30여명은 회의실을 들어가지 않은 채 밖에서 “수정안을 들을 필요가 없다”, “백년대계 마을 안쪽으로 큰 도로가 생긴다면 목숨 걸고 다녀야 한다”며 시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확장공사가 이뤄지기 전 마을 앞 2.6㎞ 구간은 하천을 따라 큰 곡선 형태로 언덕을 형성해, 마을에서 도로 진출입이 어려웠으며 언제나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 다행히 시도4호선(유산-매곡) 확장공사가 이뤄지면서 마을 앞 도로가 눈에 띄게 직선 형태를 띠었다. 이에 하루속히 공사가 완공되기를 바랐다.

그러던 중 21일 단천2리 이인희 이장은 이천시로부터 ‘도로 수정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이 이장이 설명회가 개최되는 사정을 알아보니, 도로가 마을 안쪽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 이장에 따르면 시에서는 수정안에 대해 “하천 앞 축사에서 민원이 발생했고, 교통량 또한 많지 않아 표교-어농간 도로에서 연결도로가 축소돼 예산 상 현재 도로를 확포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민들은 “마을 인근에 패션물류단지가 들어서면 교통량이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또 “축사 측 민원으로 도로를 수정한다는 것은 주민들이 개돼지만 못 하다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회의실에 있던 축사를 운영 중인 주민 A씨는 “당초 설명회에서 (마을주민들은) 아무런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고, 나 혼자만이 민원을 제기했다”며 도로 개설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수정하게 된 것은 민원상의 이유만은 아니다. (수정안) 설명회에 앞서 주민들의 입장을 분명히 들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단천리 구간 도로가 위험천만한 현재 곡선 상태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백년지대계를 본 주민의 안전을 고려한 직선 도로로 갈 것인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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