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힘들고 각박해도 희망은 잠들지 않았다. 화재로 집을 잃고 3주가 넘도록 마을회관에서 살아온 노부부가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0일 관고동 양정여고 후문에 위치한 노부부의 집을 찾았다.

“처음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해 화도 났지만, 이렇게 한 분 한 분 도움을 주시니 너무나 고맙습니다.”

박 씨는 연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 건강을 한결 회복한 듯 보이는 부인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방 하나, 부엌 겸 거실, 화장실까지 10평 남짓한 집이지만, 햇살도 환히 비추고 우풍이 없어 전에 살던 집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시와 봉사단체에서 나와 도배와 장판을 해주셨고요, 교회에서 이불과 후원금도 주셨습니다. 또 시에서 우리 부부 건강검진으로 장애 판정도 재조정해 준대요. 그리고 종합복지관에서 한 달에 두 번씩 나와 주거 및 생활 안정 상담도 해주고, 반찬도 만들어 보내 준대요.”

박 씨는 도움의 손길을 하나하나 설명해 준다. 그리고 부인 최 씨도 “전에 집보다 100배는 더 좋다”고 덧붙인다.

신문사를 통해 전달된 쌀과 후원금도 함께 전달하니 박씨는 “정말 고맙습니다. 꼭 갚겠습니다”라며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진 빚 550만원 중 일정부분을 갚을 수 있게 돼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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