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의회가 2년 6개월여의 접전 끝에 2006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2년간의 판공비를 공개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시민들은 2년 6개월여의 시간 동안 이천시의회가 법원에서 패소했음에도 계속해서 법원에 항소를 한 것으로 봤을 때 판공비 사용내역 공개를 꺼리는 어떤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시민에 대한 조속한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천시의회가 공개한 판공비 내역을 전해 받은 지방자치발전연구회 이양수(44)씨는 “판공비 내역이 정리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90% 이상이 식대였으며, 그 동안 시의원들이 공무를 처리하면서 쓴 돈은 거의 희박하다”고 밝혔다.

█ 시의원 사적 모임이 공무집행?

판공비 내역을 살펴보면 적십자회비 30만원, 기친회비 7만여만원, 경기도동부권의장협의회비 120만원, 원목회비 12만원 등이 2006년부터 꾸준히 지출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2년간 주기적으로 지출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의원들의 사비로는 전혀 지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K의원은 자신이 의장을 맡고 있는 단체의 격려식대를 판공비로 지출했다. 일각에서는 “이는 명백히 공무집행을 위한 지출이 아니다. 단체의 의장으로서 격려식사를 제공한 것이지, 시의원으로서 제공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비판했다.

█ 판공비가 공무원 경조사비?

이 씨는 판공비 내역에서 식대 다음으로 많은 것이 각종 경조사비라고 밝혔다. 여기에서 말하는 경조사비라 함은 의원·직원 생일, 가족의 별세, 각종 명절 등에서 나오는 격려금을 말한다.

하지만 판공비에 공개된 내역에는 각종 경조사를 포함, 지원의 타지역 전출, 인사이동, 자녀의 졸업식, 수능격려금 등까지 모두 작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 사회복지시설 격려금엔 인색한 시의원들

이 씨는 회비나 경조사비, 식대에 대해서 ‘씀씀이가 헤프다’ 할 정도로 많은 지출을 한 시의원들이 알뜰한 곳은 딱 한 군데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것은 바로 봉사단체 격려금. 이 씨에 따르면 각종 경조사와 자녀 수능, 졸업 등에 격려금을 지급했던 시의회가 봉사단체와 시설에 지급한 격려금은 2008년 5월 승가원에 지급한 5만원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 씨는 “봉사단체 격려금이야 말고 진정한 공무집행 기금인데, 오히려 봉사단체에 쓴 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코리아2000 화재’ 시의원이 냈나?

판공비 내역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2008년 1월에 지급한 식대다. 영수증에는 1월 4일 ‘코리아2000 대형화재 수습마련 등 현안사항 업무추진에 따른 식대’라 돼 있지만, 사실상 코리아2000 화재사건은 7일에 발생했다.

이 씨는 이에 대해 “정말 4일에 화재 수습마련을 위해 식사했다면 시의원들이 고의적으로 코리아2000에 불을 냈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판공비 지출내역에 대해 얼마나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이런 결과가 나오느냐”며 열변을 토했다.

2006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의 판공비 지출내역의 정리를 어느 정도 끝낸 이 씨는 “이 외에도 꽃은 S의원이 운영하는 꽃집에서 사고, L의원은 본인 건물의 세입자가 운영하는 식당을 이용한 경우가 많으며, K의원은 업무 외 시간까지 본인의 지역구 식당에서 집중적으로 판공비를 사용하기도 했다”며 시의원들에게 판공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 씨는 올해가 지나면 2008년 7월부터 2010년까지의 판공비 지출내역을 받아볼 예정이라며, 이번에는 판공비가 올바른 곳에 사용됐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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