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의 오랜 염원이었던 이천오층석탑 환수에 청신호가 밝혀졌다. 오쿠라 재단 측에서 일본 정부가 동의한다면 석탑을 반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천오층석탑 환수추진위원회(이하 환수위)는 지난 29일 오전 오쿠라 재단과의 석탑 반환 협상을 위해 도쿄오쿠라호텔을 찾았다. 협상에서 오쿠라 재단 측은 이천오층석탑 환수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관련 인터뷰 3면

환수위에 따르면, 오쿠라 재단은 일본 최초의 사설 박물관으로 그 입지가 확고해 타 박물관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런데 반면, 언론 등 시민단체는 현지 신문에 ‘이천오층석탑을 돌려줘야 한다’는 기고를 쓰는 등 반대 측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중간에 낀 오쿠라 재단만 난감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서 오쿠라 재단은 일본 정부가 조선왕실의궤 등 반환 의사를 표명한 것에 따라 “대한민국 대통령과 일본 수상 간에 진행하는 11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이천오층석탑 환수 문제에 대해 언급하도록 하라”고 말하는 등 “민간업체도 문화재 반환 통해 양국 간 우호관계를 위해 노력하라”는 등의 언급이 있다면 반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천오층석탑 환수위원회 이상구 상임위원장은 “현재 NHK방송국에서도 일본인들 스스로가 이천오층석탑을 비롯한 과거 식민지 시대의 잔재 문제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등 이천오층석탑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환수위는 오는 20일 ‘11·20 문화재 반환문제 한·일 공동 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해 또 다시 3박 4일의 일정으로 일본으로 떠난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천오층석탑 환수에 대한 연구·보고 발표, 한·일 국회의원 간 의견교환, 토론 등이 있을 예정이다.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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