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점령한 노스페이스 아웃도어
‘노스페이스 교복’이란 말 돌 정도

하교 시간, 중앙통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모두 교복을 입고 있지만, 추운 날씨 탓에 저마다 아웃도어를 입고 있어 그들이 어느 학교의 학생인지 알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그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어떤 이는 감탄을, 어떤 이는 웃음을 짓는다. 학생들이 다들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를 입고 있는 것이다. 노스페이스의 패딩조끼를 입었느냐, 패딩을 입었느냐, 바람막이를 입었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것이 없다. 중앙통에 펼쳐진 ‘노스페이스 물결’을 따라간다.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

이천지역 학생들이 모두 교복을 맞춰 입은 형국이다. 부쩍 추워진 날씨 탓에 교복 위에 입은 아웃도어가 모두 ‘노스페이스’인 것.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노스페이스 교복’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라고 한다.

교복 위에 코트를 입는 세상은 이제 지나갔다. 학생들 열에 아홉은 코트가 아닌 바람막이나 패딩 등을 입고 다닌다. 그게 훨씬 따뜻하고 예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학생들이 선택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바로 노스페이스. 실제로 등하교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아웃도어를 보면 심심찮게 노스페이스 로고를 찾아볼 수 있다.

‘노스페이스 아웃도어가 없으면 간첩’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는 학생들 사이에서 암묵적인 유행이 되고 있다. 바람막이나 패딩을 사려는 학생들은 당연하다는 듯 노스페이스 매장으로 간다. 학생들 사이에서 ‘바람막이와 패딩은 노스페이스에서’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설봉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 군은 “노스페이스 패딩은 학생들 사이에서 거의 교복 수준”이라면서 “사실 요즘 학교에서는 노스페이스 패딩의 도난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똑같은 패딩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찾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천제일고등학교에 다니는 이 군은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를 입지 않는 학생은 한 반에 한 두 명 있을까 말까 한 정도”라며 자신 역시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어쨌든 관내 모든 학생들에게 통일감을 부여할 수 있으니 그것으로 된 거 아니냐며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교복 위의 교복’, ‘제2의 교복’이라 불리는 노스페이스 아웃도어. 이제는 이천지역 학생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천저널  icjn@par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