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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타는 냄새

전 광 우 경한실업(주) 상무 이천저널l승인201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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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농촌 들녘에 낙엽 타는 하얀 연기 냄새가 시골차창틈새로 새어 들어올 때면 그 옛날의 추억들이 뇌리에 활동사진 필름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냄새”는 나의 코끝을 찡하게 하고 있구나!

오늘 아침 모 일간 신문에 “쓰레기차”라는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장원의 싯글을 보고 나는 두 어깨에 힘이 솟아났다.

‘쓰레기차가 우리가 남긴 부스러기를 먹어치우고 있다/ 땅에 떨어진 것도 가리면 안 된다는 듯 보란 듯이 먹고 있었다./ 쓰레기차에선 냄새가 난다./ 짜증이 숙성된 듯 뾰족한 냄새/ 나는 숨을 최대한 참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며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냄새가 심해도 코를 막을 수가 없더라./ 버린 건 우린데/ 우리가 코를 막을 수 없더라./ 코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쓰레기차의 냄새를 다시 맡고 싶어졌다./ 그 냄새는 우리들의 냄새였고,/ 내가 맡지 않은 것은 나의 냄새였다./’

얼마나 절절한 우리 청소년들의 솔직 담백한 글귀인가? 비행청소년들이 술 마시고, 담배피고, 투정 부리는 행동만을 걱정하고 비평만 하면서 지내온 나의 부끄럼의 “냄새”가 나의 코끝을 지나친다.

그리고 우리들은 너의 “냄새”만 열심히 유심히 맡아만 왔지 나의 “냄새”는 얼마나 맡아 보았는가를 생각해야 되겠다.

“냄새”는 코로만 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 맡을 수 있는 “냄새”가 더욱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인간다운 “냄새”가 난다. 쓰는 말에 따라서 배운 사람 “냄새”가 난다. 고리타분한 양반 “냄새” 등 어떤 사건에 대한 낌새를 “냄새”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우리들의 냄새는 심중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마음의 냄새가 온 누리에 퍼지기를 바래본다.

“냄새”는 신체적인 후각에 의한 것과 생각(느낌)으로 추측하는 태도나 낌새로 사건에 대한 냄새가 난다고도 한다.

그리고 지긋지긋한 일에 대해서는 그것만 보면 그것만 생각하면 냄새가 난다고 한다.

이와 같이 “냄새”를 釜底笑鼎底(부저소정저)라는 우리 속담에 “가마 밑이 노구 솥 밑을 검다 한다는 뜻으로 제 허물이 큰 것은 모르고 남의 허물을 들춰내어 비웃고 흉볼때 쓰는 말”인데 그 외에도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그슬린 돼지가 달아맨 돼지 타령한다.” “뒷간 기둥이 물방앗간 기둥을 더럽다 한다.” “숯이 검정 나무란다.”는 등 옥에도 티가 있고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그만큼 사람들에게서 허물을 찾으려 들면 없는게 없기 마련인데 사람들은 제 얼굴 더러운 줄 모르고 거울을 탓하기가 쉽다.

남의 흉이 한가지면 자신의 흉은 만 가지인 법이다. 그 만큼 흔히 자신의 결점은 잘 모르는 법이니, 남의 결점만을 들춰내려고 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며, 쌀의 고장 우리 이천에서 풍성한 가을 잔치였던 쌀 축제가 끝난 설봉공원에서 낙엽 떨어지는 오솔길을 산책하며, 곱디곱게 물든 낙엽 냄새를 맡으며 이 가을을 보내고 싶다.
이천저널  icjn@par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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