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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 자격은 있나 묻고 싶소?

이 백 상 편집국장 이천저널l승인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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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많이 부족했다. 어쩌면 속전속결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보니 시민을 대신해 책상머리에 앉은 책임자들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가칭 신이고등학교 교명이 이현고(利賢高)로 확정된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교명 선정은 시민여론과 지역적 특성, 여건 등을 감안해 선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이번에 선정된 이현고는 이러한 기본적인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으로 짐작된다. 교육청은 회의 일정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심의위원들에게 회의 소집을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두 차례에 걸친 공모를 통해 올라온 교명안도 함께 들어 있었다. 그런데 이 공문에는 이현고가 없었다. 심의위원들은 9일 회의 책상에 앉고 나서야 이현고가 올라와 있는 알았다.

이는 크나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심의위원들이 시민여론을 무시한 채 교명을 선정한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위원들은 자세히 따져볼 겨를도 없었던 것이다.

결국 심의위원들은 백년대계 참교육의 요람인 학교의 이름을 속전속결로 대충 결정지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게 됐다. 학교명선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허일 교육장의 독단적인 회의 진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몇몇 위원이 지역주민들의 여론은 서희고를 희망하는 것 같다고 의견을 낼 때마다 허 교육장은 ‘서희고는 안 된다’며 묵살했다는 것이다.

전국 어디에도 사람 이름으로 교명을 지은 학교가 없고, 역사적인 인물은 향후 재평가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서희선생 종친회 쪽에서도 문제를 삼을 소지가 있다는 것이 교육청의 입장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최초로 인물이름을 딴 학교 탄생이라는 유명세를 탈 수 있는 기회였다. 또 종친회 쪽은 미리 협의를 하면 되는 것이었다. 재평가 문제에 대해선 수백 년 동안 외교가로서 최고의 평가를 받아온 서희선생이 지금에 와서 재평가를 받을 리 만무하다.

허 교육장은 유독 이현고만을 고집했다. 표결에 부치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도 그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서희고, 증포고, 설봉고는 제외시켜놓고 하자고 밀어붙였다고 한다.

회의를 이끌어가는 위원장이 위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을 앞세운 것은 이천 교육계의 수장으로서 옳지 않은 처신이다.

위원들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다. 특정인에게 마냥 끌려갈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회의석상에서 주저 없이 발표했어야 한다. 그것이 당연직이든 위촉직이든 위원의 역할이다. 그러나 절반 이상의 위원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위원 명단을 살펴본 결과, 쉽게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위원이 교육 관계자였던 것이다.

시민들은 지금도 표결에 부치지 않은 것을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명을 선정하기 위해선 형평성을 잃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시민의 여론을 대변하는 직함을 가진 지도자들은 아무리 짧은 시간의 직함이라 할지라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 그럴 자신이 없거나 능력이 없는 지도자라면 아예 그런 자리에 가지도 말아야 한다.

어쨌든 가칭 신이고의 교명은 이현고(利賢高)로 확정됐다. 이현고는 ‘어질고 현명한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선정과정은 매끄럽지 못했지만 다들 좋은 뜻이라고 얘기한다.

앞으로는 어질고 현명한 지도자가 교육계를 포함한 지역사회를 ‘잘’ 이끌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천저널  icjn@par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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