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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이 살 길이다

김 문 수 경기도지사 이천저널l승인201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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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세월을 흘러 온 강에는 삶의 희노애락이 녹아 있다. 강은 자연, 역사, 생활, 풍물, 산업과 함께 흘러왔다. 사람들은 강을 보며 마음 설레는 꿈을 꾸었고, 강은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는 통로가 되었다. 문명이 강에서 비롯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경기도에는 국가하천과 지방하천 그리고 소하천 등 2,732개의 강이 있다. 한강, 남한강, 북한강 모두 경기도를 지난다. 한탄강, 경안천, 안성천, 안양천 등 다 헤아리기도 어렵다. 조강포, 이포, 이산포 등 수 많은 포구와 나루터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채 그 이름을 전하고 있다. 2,400만이 매일 먹는 식수를 공급하는 팔당호도 경기도에 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면 나루터와 포구가 번성하고 사람이 오가며 조운이 번창했던 옛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지금 경기도의 많은 강들은 분단과 규제에 묶여 방치되고 있다.

한강은 서해로 통하지 않는다.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 아래부터는 배도 사람도 오가지 못한다. 파주, 고양, 김포를 흐르는 한강변은 철조망에 둘러싸여 있다. 한강은 분단으로 고립된 정치적 호수다. 이것을 뚫는 것은 경인운하다. 운하의 물길로 한강을 서해로, 중국 대륙으로, 세계로 이어야 한다. 경인운하는 과거 번성했던 한강 조운을 현대적으로 되살리는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한강을 동북아의 물류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미래적 의미도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강 하구의 철조망도 걷어내고 신곡수중보의 이전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북한과 협상하여 한강 하구를 준설하고 김포와 개성을 잇는 교량과 도로를 추진해야 한다. 한강이 민족 번영의 중심이 되는 미래를 꿈꾸어 보아야 한다.

경기 북부를 흐르는 신천과 영평천의 수질은 매우 나쁜 편이다. 단속과 규제를 피하여 연천, 포천 지역의 한센촌으로 숨어 들어간 무허가 염색공장도 수질 악화의 큰 원인이다. 지난 30년간 정부는 규제만 하고 경기도는 사법당국에 고발만 했다. 100번도 넘게 고발당했다고 도지사에게 하소연한 사람도 있다. 공무원들은 가봤자 모욕만 당하고 불상사가 날 수 있다며 도지사의 현장 방문도 만류했다. 대책이 없다고 했다. 휴일날 가 보았다. 마을회관에서 장기 두던 주민들과도 대화해 보았다. 처음에는 무슨 불이익을 주는 줄 알고 경계하던 주민들도 가슴속 이야기를 쏟아냈다. 단 한푼의 정부 지원도 없었지만 니트의 경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공장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경부가 입지를 불허하는 공장이라 경기도가 폐수종말처리시설을 설치해 주기도 어렵다는 현실도 알게 되었다. 입지 규제가 무허가, 무관리 오염원을 양산하고, 오염이 규제 강화의 근거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온 것이다. 환경부장관님께 현장을 가보시라고 말씀드리고 대책도 함께 세우자고 했다. 환경부는 “임진강유역 배출시설 설치허가 고시”를 개정하고, 경기도는 포천 신평리, 연천 대전리 기존 염색공장 지역을 산업단지로 지정하고 폐수종말처리장을 갖추기로 했다. 무허가 공장의 양성화와 수질 개선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가 한 번에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주민들은 30년 묵은 지역의 숙원이 해소되었다며 투박한 손으로 막걸리를 건냈다.

경기도는 한탄강 일대에 색도 저감시설을 설치하는 등 수질개선 대책과 함께 섬유산업발전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과 경제를 함께 살리는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단일 상수원인 팔당호는 남양주, 광주, 양평, 하남 4개 시군에 걸쳐있다. 팔당호로 흘러드는 남한강, 북한강, 경안천은 여주, 가평, 용인, 광주를 지난다. 이 지역을 경기도에서는 팔당 7개 시군으로 부르는데 상수원 규제가 매우 엄격한 지역이다. 정해진 규모를 넘는 공장은 물론이고 판매 시설 등 대형 건물의 입지가 불허된다. 그러다 보니 지역 발전은 더딘데 소규모 오염원만 많아져 관리도 어렵다. 사실 큰 시설이 관리하기도 쉽고 안전한데도 규제 때문에 안된다.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불허 사례가 대표적이다. 증설하고자 하는 하이닉스 공장에서 구리가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다. 구리는 인체에 무해할 뿐만 아니라, 하이닉스는 구리를 측정 기계가 검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처리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는 구리 공정 도입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너무 무지 막지 한 규제라 정부에 개선 건의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과거 정부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다행히 최근 환경부와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가 함께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조만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팔당호로 흘러드는 하천 중에서 경안천이 수량은 적지만 오염도는 가장 높다. 유역의 인구도 많다. 그래서 경기도는 경안천에 집중하여 수질개선 사업을 지난 3년간 줄기차게 해왔다. 하수처리장을 지어 하수도보급율을 높이고, 수질정화 인공습지 2개를 만들었고, 5개는 현재 공사중이고, 2개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맑은 물 지킴이” 활동을 계속했다. 그 결과 경안천 서하보 수질이 2006년 BOD 5.2에서 현재 3.4로 개선되었다. 같은 기간 남한강 북한강 수질에는 큰 변화가 없고, 2009년 상반기 가뭄으로 오히려 수질이 일시적으로 악화된 것과 비교하면 의미있는 성과라고 본다. 경안천을 자연미 넘치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하천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정부가 본 사업만 16조 9,000억이 소요되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경기도는 정부의 4대강 사업을 환영하며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를 바란다. 이번 사업을 통하여 홍수, 가뭄 등 재해 예방 대책이 완비되고, 역사.문화.생태가 어우러져 주민이 즐겨 찾는 4대강으로 재탄생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 한강하구, 임진강, 청미천, 복하천 등 경기도의 주요 하천이 제외된 것은 매우 아쉽게 생각하며 추후 보완이 있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생태계 파괴와 오염 가능성을 지적하며 일부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강을 지금 상태로 방치하면서 땜질식 공사만 반복하는 방식으로는 강을 강답게 할 수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강을 가꾸어 나가는 정책이 금수강산을 만드는 길이라고 본다. 대한민국 모든 강이 “재해 없는 강”, “세계로 통하는 강”,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강”, “자연이 살아 숨쉬는 강”, “사람이 즐거운 강”, “번영을 창조하는 강”으로 재탄생되기를 바란다.

물길이 살 길이고 갈 길이다. 위대한 강으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자.
이천저널  icjn@par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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