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아카데미 1기 수료생 공연 및 전시

지난 9일 이천아트홀 소공연장에는 특별한 공연이 펼쳐졌다. 명색이 이천아트홀의 공연이라면 최고의 예술인들의 자리라 짐작하지만, 16주간의 짧은 기간 동안 배운 순수 아마추어, 그리고 이천시민이 주인공이 된 공연이 펼쳐졌다.

판소리 ‘사철가’와 ‘사랑가’를 멋들어지게 하는가 하면, 아직 초급 단계인 연주자들의 해금 합주는 아슬아슬한 감마저 든다.

또 연극을 선보인 나이 지긋한 중년부인들이 TV 조연 배우 뺨치는 능청스런 연기에 혹시나 대사를 까먹지는 않을까 싶은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정식무대에 한번 서보지 못한 이들이 4개월 만에 이룬 성취를 볼 때, 앞으로 이천의 문화 예술은 밝아 보였다. 주인공은 이천아트홀 ‘제1기 예술아카데미’ 수료생 64명이다.

이천아트홀이 이천시민의 문화 예술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마련한 ‘예술아카데미’ 1기 수료생들이 배출됐다.

이천아트홀은 지난 4월 ‘제1기 예술아카데미’를 개강한 후 9개 반 64명의 수강생들이 16주 과정을 끝마치고, 지난 9일 이천아트홀 소공연장에서 수료식을 가졌다.

‘예술아카데미’는 이천아트홀이 다양하고 차별화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삶의 특별한 변화와 예술의 향기를 체험토록 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특히 연극, 국악, 미술, 사진, 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9개 강좌를 개설하고, 단순한 문화예술 체험에 그치지 않고 단계별 교육과정을 개설해 개인의 취미활동을 한층 더 심화시키는데 주력했다.

이렇게 강의 및 체험 중심의 교육 과정을 통해 수강생들 대부분이 성취감을 극대화했고, 강좌 초기에 비하면 확실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이날 수료식에는 조병돈 시장과 김인영 시의회 의장 및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 공연으로 판소리 및 해금 강좌의 수료생들의 발표회를 선보인 다음 공식행사로 이어졌다.

조병돈 시장은 “(식전행사로 수료생들의 판소리 공연을 보고) 나도 춘향전의 ‘사랑가’를 판소리로 불러봤으면 싶다”며 “아트 이천에 걸맞게 문화예술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천시민들의 예술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겠다”고 말한 뒤, 9개 강좌 대표 수강생들에게 수료증을 직접 전달했다.

이어 연극반의 ‘김장하는 날’ 공연은 시어머니 제삿날에 맞춰 4명의 며느리들이 함께 모여 김장하는 모습을 현재 우리네 삶이 겪는 다양한 소재를 해학적으로 표현해 관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한 이천아트홀 전시장에서도 사진, 미술, 옻칠 공예 등 총 5개 강좌의 수강생들의 작품들도 전시됐다. 이 작품들은 오는 17일까지 이천아트홀 전시장에 전시될 예정이다.

인터뷰 / 수강생들의 한마디

연극반 이경자 수료생 (62.경사리)

동화구연을 하면서 연기공부가 필요할 것 같아 시작했다. 과정을 수료하면서 너무 많은 공부가 됐다. 대사를 외우는 것부터 얼굴표정, 동작 등 많은 도움이 됐다. 또 내가 아닌 극중 배우 역할 속에 뛰어 들어갈 때는 분명히 다른 것을 느낀다. 앞으로 2기, 3기생들이 배출돼 지역에 연극동아리를 만들어 정기적인 공연을 펼치고 싶다.

유화반 유호양 수료생 (갈산동)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그림을 통해 삶의 여유로움을 느껴 행복했다. 16주간 하루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해 6개 작품을 완성했고, 과거 사실적 묘사에 그쳤던 유화의 어려움을 이번 강좌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앞으로 15명의 수료생들이 함께 꾸준한 모임을 가져 내년 3~4월 그룹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수료생 모두의 기대가 크다.

사진반 장 웅 수료생 (37.송정동)

‘좋은 사진은 어떤 사진인가’에 대해 오래 전부터의 고민은 결국 눈의 문제였다. 마음과 인식의 문제임을 깨닫게 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그리고 과정 상 ‘카메라를 어떻게 다루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구도가 되어 있는 눈이 파인더 안의 세상에서 불필요한 것을 얼마나 빼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궁리하는 4개월 이었다. 이런 고민을 통해 주제를 잡아 사진을 찍고, 고르고, 전시하는 과정은 사진의 어려움과 재미를 새삼 느끼게 했다.

해금반 한나라 강사

짧은 기간에 해금 합주를 펼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또 해금이라는 것이 다른 악기와 달리 본인 스스로가 줄과 활로 음정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무리가 따랐지만 무사히 수료생들이 강좌와 공연을 끝마쳐 감사하다. 앞으로 9월부터는 진행되는 2기 강좌에서는 수준별 강좌를 병행해 해금의 소리를 널리 알리겠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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