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마장면의 일부 주민들이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을 곱씹고 있다.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을 앞두고 보상금을 노린 건축물 신축행위가 발생한 탓이다. 지구지정 전에 있었던 일이라 법적인 하자는 없다. 그러나 택지지구 지정이 사실상 확정되다시피 한 상황에서의 신축행위는 보상을 노린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곳에선 정확히 파악은 안 되지만 눈치 빠른 일부 주민들의 보상을 노린 건축행위가 적지 않다.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보상노린 건축행위)자세히 알아보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택지개발예정지구로 편입된 마장면 오천리 시내. 건축된 지 5개월 된 3층(연면적 470.5㎡) 규모의 D빌딩(사진)이 입주자 없이 달랑 들어서있다.

건물주변 어디에도 임대를 알리는 문구는 없다. 택지개발이 시작되면 철거해야 하는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이 빌딩은 지난해 9월 23일 건축허가 이후 20일 만인 10월 13일 착공됐다.

이천시와 토공은 이 건물의 허가가 나기 전인 같은 해 9월 18일 ‘지구지정 제안서’를 국토해양부에 제출했고, 그로부터 석 달여 뒤인 12월 29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됐다.

현재 이 건물은 준공이 나지 않은 상태로 방치돼 있다. 이른바 혈세낭비가 예정된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는 것이다.

이 건물 착공 당시 주민들 사이에선 “어차피 헐릴 텐데, 기어코 신축하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건축주를 향해 야유를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의 친인척도 적절치 않은 시기에 건물을 신축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마장초교 앞에 위치한 2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J모씨의 건물이 그것이다.

J씨는 마장면사무소에 근무하는 6급 공무원의 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J씨의 건물은 지난해 6월 건축허가를 득한 지 두 달여 만인 8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 건물 역시 지구지정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라 법적인 하자는 없다.

그러나 그 무렵은 이미 마장택지지구가 급속히 추진되던 상황이었고, J씨 건물이 위치한 곳을 포함해 오천시가지 일대가 택지지구에 포함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당시 주민들은 그의 건축행위를 두고 “공무원이 보상을 노린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마장면의 한 공무원은 “법적으로는 하자 없다. L팀장을 끝으로 더 이상 허가된 사항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마장일대는 2008년 초부터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면서 시작된 보상을 노린 개발행위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 건물을 짓거나 개발행위허가만 받아놓아도 그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무분별한 건축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투기목적을 둔 건축행위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양동민 기자
이천저널  icjn@par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