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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루엣으로 생각을 그리다

사)한국미술협회 이천지부장 김선우 화백 이천저널l승인201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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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이천시립월전미술관 기획전시실은 지금, 아주 특별한 물고기들의 향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김선우 화백의 그림 속에서 자유로이 무리를 이루며 향연을 펼치는 물고기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림 속 물고기들은 바로 홍용.

“홍용을 그리기 시작한 지는 2년 됐습니다.”

어쩌면 홍용은 김 화백이 꼭 그려야 할 운명이었나 보다. 과거 김 화백은 소방관이 어떤 물고기에게 산소를 공급하며 살려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물고기를 살리기 위해서 소방관까지 동원하다니! 그의 호기심을 자극한 물고기의 이름은 홍용. 후에 그가 중국을 갔던 적이 있었다. 그때 우연한 기회로 홍용을 보게 된 그는, 홍용이 정말 멋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홍용은 이미 멸종된 어종인데, 인공교배를 통해서 관상용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어찌 보면 ‘자연에 역행하는 것과 같은' 홍용. 역행이라. 안쓰러우면서도 마음에 들었다. 김 화백의 홍용 그림은 이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실루엣으로 날다’

김 화백은 사물 본연의 모습을 그리기보다는 실루엣을 표현했다. 그림에 주로 등장하는 홍용의 모습에 색깔은 없다. 나무 역시 흔들리는 것과 같은 형상만 있을 뿐 그 본연의 모습은 없다.

김 화백은 “실루엣으로만 표현된 그림을 보고 있으면, 홍용이 무슨 색일까 하는 등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며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생각해볼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독특함으로 무장한 전시회

김 화백의 작품 속 홍용은 나무가 있는 지상에서 헤엄치고 있다. 이것은 자연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멸종된 홍용을 인공교배를 이용해 관상용으로 재탄생했다는 홍용과 일맥상통한다.

김 화백은 “물고기가 지상에 있는 것 자체가 상상의 시작이다. 홍용이 지상에 있음으로써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며 홍용과 나무의 그림은 자신의 상상, 이상, 자화상 그 자체라고 했다.

김 화백이 작품을 만들면서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바로 질감 표현. 이는 김 화백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루엣으로만 만들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그림에 질감을 주어 생동감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작품을 조금만 보고 있으면, 제목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제목이 필요 없는, 그림만으로도 알 것 같은 작품. 그것이 바로 김 화백의 작품이다.

“사실 그림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어요. 이름을 굳이 붙일 필요가 없거든요.”

실루엣만을 보여주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직접 상상해보고 생각하도록 하고 싶었다는 그의 목적은 분명 성공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제목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는 그림. 직접 그 속으로 뛰어 들어가 생각할 수 있는 그림. 이것이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한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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