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관내 아파트촌이 밀집한 송정동. 인구수만도 1만 2천 명으로 증포동 전체 인구의 30%에 해당하는 곳이다. 도농복합도시 이천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다. 그만큼 각종 문화, 복지, 교육 등의 수요 욕구가 강하여 이천시가 앞으로 추구해 나갈 ‘35만 자족-행복 도시’의 시험대가 바로 송정동이다.

이런 송정동이 지난해 6월부터 교육에 있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지역학군제가 이천, 증포, 송정으로 합쳐진 것이다. 한편 송정동의 주 세대는 30-40대로 이들의 교육열은 지역 송정 학군을 중심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학교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자연스레 새로 지은 학교에 관심이 많아지고, 타 학군으로의 이동 또한 가능해진다. 당연히 이천송정중학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어려움에 처한 ‘이천송정중학교’ 구하기

2009년 9월 이천송정중학교 학교운영위원회(한상욱 위원장)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한다. 정년퇴임으로 공석이 된 교장 자리에 경기도교육청 인사담당관 출신인 김재탁 장학관을 초빙한다.

“학교를 처음 와서 현안을 살펴본 바,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빠져나가는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급기야 2010학년도 신입생 학급 수를 5개에서 4개 학급으로 줄여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반드시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주어졌죠.”

김재탁 교장은 바로 학급 수 유지와 예산 확충을 위해 이천 교육청과 이천 시청을 수시로 드나들며 해결방안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기존 5개 학급수를 유지하게 됐고, 학교 내 학습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3천만원을 지원받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학부모님과 지역 주민들이 선호하지 않는 학교로 인식된다면 이는 분명히 학교 존립의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우선 학부모와 주민들의 기대치를 높이는데 주력했습니다.”

김 교장이 부임하면서 도입한 것은 ‘맞춤형 교육’이다. 금요 아침 평가, 심화 학습반, 기초반, 영재반, 비전교실 등 630여명 전교생에게 맞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맞춤 교육으로 실력을 다진다

이천송정중학교의 특색인 것은 바로 ‘실력있는 학생’을 만들기 위해 매주 실시되는 ‘금요 아침 평가’다. 요즘 정부 차원에서도 ‘학업 성취도 평가’ 등 각종 시험을 실시하고 있어 학생들의 부담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학부모의 마음이야 똑같을 것이다. ‘내 자식과, 내 자식이 다니는 학교의 실력이 높아지기’를 말이다.

“매주 금요일 아침, 국어, 수학, 그리고 영어, 사회, 과학 과목을 격주로 시험을 치릅니다. 그리고 과목별로 성적이 부진한 학생 20명을 선정해 방과 후 보충수업으로 실력을 다집니다.”

2주마다 학습된 교과목에 대해 시험을 치르고 그 결과에 따라 학생들 각자에게 맞는 반복학습이 이루어진다. 그 결과 학생들의 실력과 성취의욕은 자연스럽게 오르게 될 것이고, 일부 보충이 필요한 학생들은 방과 후 수업을 통하여 실력을 보완하면 된다. 또 우수 학생들에겐 방과 후 심화반과 과학 영재반의 프로그램을 통하여 탐구열을 높인다.

김 교장이 추진한 ‘학교 살리기’ 제 1 과제였던 맞춤형 실력 향상 노력이 전교생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다 준 것이다.

꿈을 준비하고, 생각을 키운다

그렇다고 김재탁 교장이 스파르타식으로 공부와 성적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청소년기에 필요한 ‘준비된 자아(自我)’를 찾도록 한다.

학생 자신이 미래에 무엇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무엇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도록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틀을 독서를 통한 논리적 사고로 만들어 가도록 방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천송정중학교 1학년 학생 중 희망자는 여름 방학 기간 중 5일간 ‘비전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학생들은 ‘비전교실’에서 저마다 꿈을 만들어 가고 이를 위해 확신을 갖고 목표를 세워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짠다. 이 실천 계획을 가지고 2,3학년에 진급하면서 담임교사는 학생들의 목표 의식을 뚜렷하게 챙기며, 학생들은 정신 무장의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독서 토론반을 운영하여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토론의 장으로 불러들여 논리력과 사고력, 표현력을 기르도록 했다.

자아 실현 뒤에는 봉사와 배려

이천송정중학교 2학년 과학 영재반 학생들은 우수학생들이다. 물론 과학, 수학 분야의 심화 학습에 중점을 두지만 수련 및 체험, 그리고 모둠별 연구를 통해 탐구와 창의성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그리고 여기에 추가되는 것이 봉사활동이다.

“과학 영재반 학생들은 우리가 쉽게 말하는 엘리트들입니다. 이들이 커서 사회의 리더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죠. 학교는 이들의 가능성을 위해 교육하고 지원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리더의 자리에 설 때 사회의 약자를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도움으로써 타인을 사랑하고 자신의 능력을 남을 위해 할애하는 마음을 기릅니다.”

이밖에도 학부모와 지역주민의 학교 참여를 위한 ‘교육자원봉사단’을 운영해 교외생활지도 활동, 급식 봉사, 학교 도서관 사서 도우미, 특수반 지원 등 다양한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 놓았다.

또한 학교는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에게 평생교육의 장으로 보답한다. 천연비누 화장품 만들기, 영어 회화, 꽃꽂이반, 자녀독서 지도법, 자아성장 미술치료반 등이 그것이다.

“일련의 프로그램이 정착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 역할도 있습니다. 우선 우리 선생님들이 노력하겠습니다. 역량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 학부모, 지역 주민들이 선호하는 학교, 찾아오는 학교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천송정중학교는 우리 이천시가 안고 있는 현안 중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간다는 점, 그리고 구성원 간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송정동 발전은 희망이 보인다. 그 중심에는 이천송정중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
양동민 기자  coa007@2000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