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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남긴 교훈은?

이 백 상(편집국장) 이천저널l승인201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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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쓴맛, 다른 한쪽에선 단맛.’ 주민들의 선택이 이런 명암을 만들었다. 6·2지방선거 결과다. 승자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패자는 쓰라린 마음을 달랬다.

서로 엇갈리는 희비를 뒤로한 채 지방선거는 이렇게 끝이 났다. 이젠 미련을 둘 필요 없다. 뒤돌아본들 자신만 손해다. 버스는 이미 떠났기 때문이다. 쉽진 않겠지만 한여름밤 꿈이라고 생각하자.

이번에 뽑힌 일꾼은 시장을 포함해 모두 12명이다. 이제부터 냉정하게 현실을 따져볼 때다. 일단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당선자가 해야 할 일이다. 유권자가 해야 할 일도 있다.

하는 일이 다르니 역할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역발전이라는 종착점은 같다. 당선자들은 바로 긴장해야 한다. 당선인사니 뭐니 하며 웃음꽃 피우고 어깨에 힘주고 있을 때가 아니다. 더 겸손하게 민심을 잃어야 한다.

당선은 종착점이 아닌 새 고지를 향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우선 자신의 공약에 책임을 져야 한다. 설마 “내가 무슨 공약을 걸었지”하며 홍보물을 뒤적뒤적 찾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당선자들이 내건 공약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저런 사업을 ‘추진한다’는 공약이 상당하다. 또한 후보들의 공약사항 뒷부분에는 ‘앞장’ ‘총력’ ‘도모’ ‘유치’ ‘활성화’ ‘전개’ ‘노력’ ‘지원’ 등 다양한 문구가 적혀있다.

이를 잘 뜯어보면 ‘반드시 책임지겠다’는 공약은 거의 없다. 오로지 빠져나갈 궁리뿐이다. 누가 봐도 말장난에 불과한 말만 잔뜩 골라 인용했다. 본선에 오르기도 전에 벌써 선수가 됐나 묻고 싶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이없는 공약, 이해할 수 없는 공약도 수두룩하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도지사가 발 벗고 나서도 해결하기 힘든 공약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지역과 별로 상관없는 공약도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막연하다. 반면에 동네 이장도 거뜬히 해낼 수 있는 일을 자랑스럽게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도 있다.

이는 도의원이나 시의원이나 다를 바 없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공약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권자들이 금방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바꿔서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자신들 지역의 입후보자들의 자질, 정치경력, 정책비전 그리고 선거공약의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해 얼마나 알고 투표했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치에 맞지 않는 공약을 내건 후보가 당선된 까닭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인물을 보고 뽑겠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은바 있다. 그러나 아마도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나 싶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지방선거를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이천에서 정당 공천 없이는 금배지를 달 수 없다는 안타까운 교훈을 얻었다는 점이다. 두 번의 지방선거를 경험한 결과다.

우리 시민들이 ‘묻지마’ 투표를 했다는 것인가. 그렇다는 여론이 파다하다. 그저 인기 많은 정당만 타면 승률이 엄청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봐도 그렇다. 예를 들어보자. 한 당선자는 예비후보 선거기간 중에 선거구를 옮겼다. 공천신청서를 두 번 작성한 셈이다. 그리고 3명의 후보를 가뿐하게 탈락시켰다.

보통 능력이 아니다. 비결이 무엇일까. 아주 뛰어난 능력 소유자 아니면 정당의 위력 두 가지로 압축된다. 유권자들의 선택에 의해 뽑힌 만큼 이러쿵저러쿵 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정당 덕에 당선된 것’이라는 많은 사람들의 얘기에 주목해야 한다. 꽂으면 된다는 식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한 지역인사는 어느 공개석상에서 “특정정당의 공천이 무조건 당선이라는 풍토가 지역정서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도 당선이 됐다. 전략공천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시의원 당선자도 마찬가지다. 당선자의 자질에 의심이 간다는 건 절대 아니니 오해 없길 바란다. 다 끝난 얘기를 거듭 들고 나온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다.

유권자들의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지역 일꾼을 뽑는데 당만 보고 선택한다는 것은 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왜냐하면 그런 풍토가 자리 잡을수록 주민이 아닌 정당을 섬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우리지역은 유권자 스스로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정말 옳지 않다.

이제는 유권자가 깨어있어야 한다. 그래야 풀뿌리 민주주의가 꽃을 피울 수 있다. 부디 이번으로 족했으면 한다.
이천저널  icjn@par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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