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원에게 계란을 투척한 이 모 예비후보가 이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제지 당하고 있는 모습. 이 과정에서 약간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천 한나라당이 심각한 공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천도자축제 개막식장을 찾은 이범관 국회의원이 공천결과에 불만을 품은 한 예비후보로부터 계란세례를 받았다. 심한 욕설까지 들었다.
김문수 도지사를 비롯한 내·외빈들이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지켜봤다. ‘지역 망신’이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신성한 축제를 망쳐놓았다”는 혹독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계란투척에 심한 욕설=이천은 한나라당 텃밭이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시끄럽다. 이천은 지금 공천후유증으로 엄청 술렁인다. 급기야 폭력사태까지 빚어졌다.
폭력사건이 벌어진 곳은 지난 24일 오후 4시5분께 이천도자기축제 개막식장. 이범관 의원이 행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이모(50) 후보가 나타나 이 의원을 향해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계란을 던졌다.
이 후보는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 있냐. xxx들아 왜 약속을 안 지켜”라며 계속해서 욕설을 퍼부었다. 계란은 이 의원 오른쪽 가슴부분에 맞았다.
이후 이 의원 보좌진이 이 후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몸싸움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행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후보의 공천불만 표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후보는 내빈석에 앉아 있는 이 의원에게 다가가 “내가 뭘 잘못 했냐. 하라는 대로 다 했다. (그런데)왜 약속을 안 지키느냐”라며 재차 항의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이 후보가) 잘못한 거 없어. 내 형편이 못돼서 미안하다. 이해를 해 줘야지. 여기서 끝날 것이 아니지 않느냐. 왜 흥분을 하고 그래”라며 이 후보를 안정시켰다.
그러나 이 후보는 “네, 나도 안합니다. 시의원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안 해, 이까짓 것”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 이범관 의원의 옷을 신동용 보좌관이 닦아주고 있다. 이 의원 바로 뒤에 서 있는 조병돈 시장이 당혹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수모는 계속됐다. 한 주민이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이 의원의 빈 의자에 공천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생수를 부었다.
또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시의원 4명은 공천에 대한 불만표출로 이 의원의 축사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행사장을 찾은 김문수 도지사를 비롯한 내·외빈과 주민 1천여명은 이 같은 광경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다.
한 주민은 “지역망신이 따로 없다. 신성한 축제장에서 이게 무슨 추태들이냐”며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23일 간 대장정에 들어간 도자기축제를 망쳐 놓으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이들의 행태를 비난했다.
이범관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한나라당 공천과정에서 훌륭한 분들이 많았지만 이 분들을 다 모실 수는 없었다. 특히 현역 시·도의원들이 탈락하신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침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앞으로 이분들의 경험을 살려 이천발전을 위해 화합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천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계란세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타박상’ ‘허리통증’

병원 입원…두 차례 경찰조사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사건 다음날인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간 관내 모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 의원 보좌진과 몸싸움 과정에서 팔꿈치 타박상과 허리통증을 느껴 병원에 입원했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병원에서 계란투척 사건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부상을 입은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대응에 나설 생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28일 “그동안 가슴에 응어리진 게 많아 계란도 던지고 욕도 했다”며 “신성한 축제장에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시민들에게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한나라당 탈당에 이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

양동민 기자  coa007@2000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