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방선거, 조상탓에 당락 좌우

정당공천을 받은 기초의원 후보들이 기호 순위 결정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는 자신의 성명 가나다순에 따라 기호를 받은 탓에 ‘조상님들이 당락을 좌우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 간 순번은 해당 정당에서 정한 순위에 따르도록 하고 있어 후보자들이 ‘가’번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모습이다. 어떤 형태로든 첫 번째 기호를 받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 일각에선 ‘가’번을 부여받은 한나라당 후보의 경우는 ‘무조건 당선’이라는 공식을 내놓고 있을 정도다.

투표용지가 8개나 되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제도를 잘 모르는 유권자들이 자칫 줄 투표에 따른 기호 1-가 번을 선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를 제외한 ‘나’ ‘다’번은 정당 공천이 무의미하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실제로 지난 선거결과를 보면 이 같은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나 있다.
3곳의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가’번을 받은 후보 모두 압도적으로 당선된 것. 반면에 가와 다선거구에서 ‘다’번을 받은 후보는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에 밀려 낙선된바 있다. 각 정당의 기초의원 순번 결정은 내달 초쯤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