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예정일 넘긴 행정 처리 지연으로 주민들 “또 떠날까 걱정”

이천시와 한국체육대학교가 지난 2월, 율면초등학교를 국민건강센터로 설립, 운영한다는 계획 아래 맺은 협정이 4개월째 진전되지 못하고 있어 복지 향상의 꿈에 부풀었던 지역 주민들의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이천 부시장과 한국체대 총장이 관계자들 앞에서 협약식을 갖기도 했다. 계획대로라면 국민건강센터는 이달에 완공식을 가져야 했다.   

이천시는 지난 2월 6일, 한국체육대학교와 낙후 지역 주민의 건강 증진과 휴식 공간 확보를 목적으로 사무실, 트레이닝실, 명상실 강의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물적 인적 자원 교류 확대, 연구 개발 및 체육 분야 협력, 교육과 행정 관련 자료 등 정보 교류, 사회 봉사 협력으로 이루어진 국민건강센터 설립한다는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 업무를 추진한 이천교육청의 관계자는 “한국체대에서 보낸 계획에 따르면 학교 시설 리모델링 작업이 거의 재건축 수준에 있어 그 허용 여부를 협의하는 과정 중에 있다”며, “학교측의 구체적인 리모델링 계획이 수립되면 그 계획에 따라 임대 여부나 조건이 결정될 것”이라며 순연되고 있음을 밝혔다.

한국체대가 제출한 리모델링 계획안에 따르면 시설 개보수 비용만 4억 4000만 원이다.
그러나 이천시 관계자는 이 계획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조금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애초에 한국체대와 수의 계약을 하려고 했으나 신청자가 복수로 늘어서인지 공개경쟁을 해야 할 형편이 됐고, 이 과정에서 계약 방식이 걸림돌이 되었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한국체대 안용규 기획실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지자체와 관학연을 맺게 된 당위성을 강조한다.

“정부의 기관과 지자체가 지역의 발전과 국민 체력 향상을 위해 관학연을 맺었으면 그에 상당한 신뢰와 책임을 가지고 일을 진행해야 한다. 우리가 계획한 국민건강센터는 국민 체력 향상은 물론 초중고 학생들의 성인병 예방을 위해 알려진 모든 방법, 곧 약물 치료, 식이요법, 운동 치료 등 세 가지 방법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시스템이다. 그 목적 면에서 볼 때 지자체나 교육청의 적극적인 협조는 필수”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연 사유를 묻자 몇 가지 문제점을 거론하다 수익 사업을 하는 기관도 아닌 교육청이 임대료를 요구해 정부 기관으로서 자존심이 상했다는 얘기를 꺼낸다. 모르긴 해도 여기에 까다로운 행정 사무 처리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협의 끝에 조병돈 시장으로부터 “임대료는 시에서 도와주겠다”는 대답과 협소한 진입로를 보완해주겠다는 협조도 받았단다.   

조금 지연되긴 했지만 교육청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안 실장은 “올 안에는 모든 시설 보수 공사를 마치고 내년에는 본격 가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
한편 지역 주민들은 몇 해 전 강남구청과 영어마을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추진해 왔으나 강남구청 측이 예산 확보가 안됐다며 포기한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무산되는 것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박병진 율면 부면장은 “그렇지 않아도 주민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지역 여건이 안 좋아서 투자를 망설이는 것은 아닌지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 들어오기만 한다면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환영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시설이 완공되기를 고대했다.   

현재 이천 지역에는 학생 수의 감소로 2001년에 폐교된 율면초등학교를 비롯해 월포분교, 본죽분교, 마옥분교 등 4곳의 초등학교가 폐교되었으나, 월포분교는 아세아항공직업학교에 임대중이며, 본죽분교는 교직원 공동 사택으로 운영 중으로 비교적 재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 2월 말에 폐교된 마옥분교는 현재 학교 부지 기부자와의 분쟁으로 소송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