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16,185명 (남자 8,212명, 여자 7,973명)
▶ 가구: 5,958 가구
▶ 면적: 60.34㎢
 - 농경지 24.22㎢
 - 임야 24.42㎢
 - 기타 11.70㎢
▶ 행정구역: 50개 동ㆍ리, 184개 반
▶ 공무원 수: 23명
▶ 학교: 초등학교 4개(이황, 나래, 대서, 장호원 초), 중학교 1개(장호원중) 고등학교 2개(장호원고, 장호공고)
▶ 기업체: 제조업 90개(425명), 건설업 27개(85명), 운수업 135개(185명), 금융ㆍ보험 19개(167명) 등
▶ 특산물: 미곡ㆍ과수 등 농산물이 주소득원이며, 복숭아, 관상수 등이 고소득원.

70년대 초 나는 종종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친구분들과의 술자리에 끼곤 했다. 여주 점동에서 살던 내가 번화가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했다. 아버지는 저녁 무렵이면 나를 자전거에 태우고 장호원으로 나갔다. 장호원은 이 근동에서 상가와 식당이 많은 번화가였다. 나는 그것을 즐겁게 여겨, 아버지가 나가시는 낌새를 보이면 앞질러 나서곤 했다. 아버지는 친구분들과 약주를 하시다 양이 부족한 날이면 밤늦게 청미천을 건너 ‘음성장호원’으로 가신다고 했다. 그땐 밤 12시가 되면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이었고, 충청북도는 유일하게 내륙에 위치해 통행금지가 없었다.

‘음성 장호원’, ‘이천 장호원’ 그때는 그렇게 불렀다. ‘음성 장호원’은 지금의 감곡이다. 내 어릴 적 추억의 장호원은 아파트가 곳곳에 생긴 것 밖에 지금의 장호원과 큰 변화가 없다. 적어도 다른 지역의 변화에 견줄 때 말이다. 30년이 지나서, 다시 찾은 장호원의 모습이 그랬다.

▶▶잘 발달된 도로 덕에 상업과 교통의 요충지

경기도 동남쪽에 있는 장호원은 남쪽은 충북 음성군, 북쪽으로는 여주군, 서쪽으로는 설성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경충산업도로가 관통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상업과 농업이 공존하는 소도읍이다.

주작목은 쌀이지만 장호원 특산물인 복숭아를 비롯해 사과, 배, 등 과수 농업이 일찍부터 발달해 5일장이 서면 각종 농산물의 집산지로 활기를 띠었다.

장호원은 이천, 안성, 충주에 이르는 교통의 요지로 삼국시대부터 이용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에는 중남부 내륙지방 보부상의 통행로였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에 신작로가 개통되면서 다른 지역의 역들이 몰락한 반면 장호원은 도로변의 상권이 발달하여 지방행정ㆍ상업ㆍ교통의 요충지로 성장했다. 지금도 장호원은 서울-충주로 남북을 연결하는 국도와 평택ㆍ제천ㆍ영월을 동서로 연결하는 국도가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이다. 그 좋은 도로 덕분에 장호원의 5일장은 일찍 발달해, 예전에는 감곡, 여주, 안성 등지에서도 장호원 장날에 장을 봤다고 한다.

▶▶수도권 규제에 묶인 탓에 인구는 갈수록 줄고

장호원은 이렇게 주변의 다른 지역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말의 억양도 특색이 있다. 경기도 사투리와 충청도 사투리가 섞인 이천만의 사투리가 생겼고, 그 사투리의 발상지로 장호원을 꼽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도에 속한 탓에 수도권 정비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이 더딘 반면, 강 건너 감곡 등 충청권은 몇 년간 수십개의 공장과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변화를 겪고 있다. 이처럼 지역 개발의 차이로 감곡의 시장이 안정되자 상대적으로 장호원의 5일장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형국이다.

즉 충청권은 규제를 받지 않아 개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둔 장호원은 규제에 묶여 정지 상태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몇 년 사이에 장호원의 인구도 많이 줄었고, 지역 경기도 최악의 상태이다. 게다가 도계이다 보니 개발도 늦다. 도에서 서로 개발을 떠밀다보니 그렇다고 한다.

즉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개발을 안한다는 것이다.
이천이 시로 승격되던 1996년, 당시 2만 2000여 명이던 장호원의 인구수가 지금은 1만 6000여명으로 줄어 읍으로의 행정 기능을 유지하기조차 위태로울 정도라고 한다.

▶▶집성촌이 많아 텃세도 있지만 단결도 잘돼

장호원은 지금도 텃새가 심한 지역중에 하나라고 외지사람들은 얘기하는데 집성촌이 많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든다. 현재 장호원읍에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주요 성씨로는 무안 박씨를 들 수 있는데, 대서2리, 어석2리, 송산4리에 각각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이 밖에 진암2리에 충주 석씨, 풍계3리에 초계 정씨, 와현1리에 청주 한씨, 와현2리에 광주 이씨, 나래리에 진주 강씨, 이황3리에 신악 주씨 등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역 주민들 간에 단결심은 좋으나 외지 사람이 장호원에 들어와 거주를 하고, 기업을 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것이 때로는 지역 발전이 더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장호원읍의 산업은 농업에 의존한다. 그러다보니 10인 이상이 종사하는 제조업체가 10여개 정도에 불과하다. 산업적인 분야는 빈약한 편이다. 대신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임야의 특성을 살려 관상수 재배가 활발하다. 나래리는 경기도에서 가장 집단화된 관상수 재배지역이다.

▶▶장호원 성남간 도로와 소도읍 육선 사업에 거는 기대

이천시에서는 2006년~2009년까지 장호원 소도읍 육성 사업과 지방 산업 단지 조성 사업을 벌여 제2의 장호원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기업유치를 위해 소규모 미니공단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과 MOU 체결을 해 사업비 123억원을 투입해 장호원읍 진암리 일원에 6만㎡의 반도체 첨단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다. 이미 주민공청회를 거쳐 농산물 유통 파크 조성, 복숭아 테마 거리 조성, 레포츠타운 조성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들 사업이 마무리 되는 2010년에는 장호원에 대단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유통센터는 장호원 복숭아를 저온 보관하여 유통기간과 신선도를 늘릴것이며 구획에 따라 채소류와 곡류도 저장할 것이다. 테마거리 정비계획은 복숭아를 상징물로, 보도와 차도, 가로등 등을 전면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민편의시설로 계획 중인 레포츠공원조성은 게이트볼장을 포함한 족구장 체력단련시설, 산책로 등으로 구성되어 주민의 건강과 여가활동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다. 여기에 이천시가 적극 추진중인 복선전철과 성남간 자동차전용도로가 완공 된다면 장호원은 지역적, 상업적으로 경기남부의 최대의 요충지가 될 것이다.

양원섭 기자  won@2000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