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다자간 협의체 구성하자”
조 시장, “잘못된 이전계획 전면 철회가 우선”

송파 특전사 등 군부대 이전문제로 해당지자체인 이천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국방부가 최근 “이천시와 다자간협의체 구성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천시가 다자간 협의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갈등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이천시와 중앙부처, 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다자간 협의체가 구성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병돈 이천시장은 “다자간 협의도 결국은 이미 일방적으로 발표한 군부대 이전 계획을 밀어붙이기 위한 사후 협의에 불과하다”면서 “지방자치를 무시하고 절차적으로 잘못된 이전계획이 전면 철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 어떤 협의에도 응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조 시장은 “현재 이전 계획이 되어 있는 해당 지역과 인근지역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자문화의 산지이고, 웅진어린이마을과 장애인체육시설 등의 도시계획시설을 비롯해 도예촌, 지석묘, 산수유마을 등 관광자원과 문화유적이 산재한 곳”이라며 “국방부가 지자체와 지역특성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이나 협의만 했더라도 결코 군부대 이전 대상지로 선정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국방부와 토지공사의 ‘책임 떠넘기기식 핑퐁게임’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조 시장은 “송파 군부대 이전은 국방부와 건교부ㆍ토공이 기부대 양여 조건으로 추진하고 있고, 대상지 선정은 토지공사에서 선정 보고했다. 군부대 이전문제 당사자는 국방부지만 송파 신도시 건설 주체는 건교부와 토지공사다”라며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관계자가 말했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그러면서 “이는 무책임의 전형”이라며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이번 군부대 이전 대상지 선정의 정확한 경위를 밝히고, 주민들이 충격을 받은 데 대해 국방부 장관과 토지공사 사장이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천시는 앞서 ‘군부대 이전 관련 이천시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국가안보가 아닌 송파신도시 건설에 떠밀려 추진되는 군부대 이전으로 이천 지역이 피해를 볼 수 없다”며 “지역정서와 지방자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이번 군부대 이전 결정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으로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행정소송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제2의 평택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한편 서울시 이인근 도시계획국장은 "서울시는 송파신도시 사업에 반대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다만 우리로서는 정부 신도시 사업을 중단시키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권한이 없어서 추후 협의 과정에서 최대한 우리 의사를 반영하도록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이천시와 사회단체에서 보낸 탄원서에 대해, 11일 발송한 것으로 보인 ‘특전사 기무부대 등 이전관련 민원 회신’이라는 공문에서 군사보호구역 설정을 최소화해 장애인 체육시설과 웅진어린이마을사업이 정상화 되도록 협조하겠다며, 1조 2000억원의 이전 사업비가 투입되면 이천시 건설업체의 참여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토지공사 측에서도 이천시에 지역발전 종합계획을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