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물 관리 기금운용 평가에서 이천시 ‘미흡’
환경 개선 목적과 달리 용도도 지나치게 포괄적

팔당 상수원 보호 구역내 주민들의 생활 안정과 환경 개선을 위해 지급되는 한강수계 주민 지원 사업비가 확정됐다.

이번에 승인된 주민 지원 사업은 총 58억5436만원이며 증포동이 17억 3230만원을 비롯, 신둔면 14억 5620만원, 부발읍 6억4730만원, 창전동 6억30만원, 마장면 4억1490만원, 백사면 3억8650만원, 중리동 3억30만원, 호법면 2억7660만원, 관고동 3710만원, 모가면 110만원 이다. 사업목적별로 구별하면 오염정화사업비에 51%, 복지증진에 22%, 소득증진 20%, 육영사업 5% 순이다.
주민 지원 사업비는 크게 시가 지원금을 운용하는 일반지원비와 주민자율로 활용하는 직접지원비로 나뉜다.

한강수계관리위원회에서는 환경ㆍ재정ㆍ지방행정 전문가를 포함한 성과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작년 4월부터 9월까지 기금지원액 100억원 이상인 9개 시ㆍ군에 대한 기금 관리 실태와 주민 지원 사업 등 4개 사업에 대한 성과 평가를 실시했다.

이번 평가는 99년 이후 한강수계기금이 지원되기 시작한 지 5년이 경과했으나 투자가 비효율적이고 불투명하다는 지적에 따라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평가 절차 및 평가 항목에 따라 예산 편성과 사업 계획 수립의 적정성, 예산 집행의 효율성, 사업 관리 실태 및 성과 평가 등 3개 부문을 평가한 결과 이천시는 한강수계 기금 사용 평가에서 9개 시ㆍ군 중에 하위 점수인 64점으로 ‘미흡’ 판정을 받았다.

또한 한강수계관리위원회에서는 성과평가를 지속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평가 체계를 보완하고, 평가 결과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안이 실제적인 조치가 될 수 있도록 시ㆍ군에 통보하며, 평가 결과가 우수한 기관에 포상금을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며, 우수 사례는 타 시ㆍ군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정보 공유 수단 등을 마련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천시가 ‘미흡’ 판정을 받은 이유는 잦은 사업 계획 변경과 사용 용도가 비효율적이고 불투명하다는 점, 한강수계 물 이용 부담금 운영ㆍ관리가 부실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다.

하천의 수질 개선을 위한 물 이용 부담금의 일부가 환경 개선과는 무관한 사업에 쓰이고 있고 조성된 기금으로는 엉뚱한 사람이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물이용부담금이란 사용자 부담원칙에 따라 최종적으로 물을 마시는 하천 하류 시민들이 맑은 물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내는 제도이다.

또 일부는 상수원 주민지원사업에 이용된다. 규제에 묶인 지역에 토지나 건물을 소유하며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현물 지원을 해주거나 마을 공동의 이익을 위해 길을 넓히는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전문가들은 행정기관의 설명과는 달리 환경개선이라는 명확한 용도가 정해진 기금을 지자체 산업 발전을 위해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지원사업은 물이용부담금의 30% 정도를 차지하는데 특히 규제지역 주민들에게 가전제품 등을 직접 나눠주는 직접지원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예로 주민지원기금을 빼돌린 양평군 한 마을의 주민지원사업추진위원장이 구속되고 상수원보호구역에 거주하지 않으면서도 사는 것으로 꾸며 돈을 받아 챙긴 대학 교수와 군 의원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실제로 전체 물 이용 부담금의 30%를 차지하는 주민 지원 사업은 이장을 중심으로 한 각 마을 단위로 이뤄지고 있어서 서류를 통해서만 집행 내역을 감시하고 있을 뿐이다.

주민들은 이렇게 애매한 법규 때문에 마을 주민간의 불화만 생겨났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엄청난 희생의 댓가로 지불되는 물 이용 부담금이 줄줄이 새면서 엉뚱한 곳에 쓰이고, 마을 주민들의 불화마저 일으키는 애물단지가 돼 버린 것이다.

또한 주민지원사업의 용도도 너무 포괄적이라는 지적이다. 세부 사업 내용을 보면 농기구 수리시설, 생산품 공동저장소, 노인회관ㆍ마을회관ㆍ가로등ㆍ버스 승차 대기장 등 사회 복지 관련 시설의 설치ㆍ운용 등 일반적인 사업으로 한강수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물론 도움을 입는 쪽에서는 지원을 받아서 좋겠지만, 한강을 지키며 어렵게 받은 기금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며 물 관리는 외면한 채 수계 관리 기금만 받는다는 비난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주민 지원 사업비 58억5436만원과 하수처리장운영과 청정사업비 49억6815만원, 총 108억 2251만원을 받았으며 작년에 비해 줄은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