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가 웃도는 더운 날씨였다. 이천시의회 이현호(56) 부의장을 비롯해 오성주(51), 김문자(43) 의원 등 기초의원 3명이 지난 15일 국방부 앞에서 성명을 내고 아스팔트 위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로써 지난 6일부터 열흘이 넘게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성복용(50) 의원을 포함해 단식에 들어간 시의원은 모두 4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단식에 앞서 성명서를 통해 “지난 4월 11일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군부대이전 정책을 정면으로 거부하며 이전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방부가 발표한 군부대 이전 정책은 극악무도한 날치기 전술”이라며 “국가 안보 사업을 가장하여 촌 동네 농부들을 끽소리 못하게 틀어막고, 국가 기밀 운운하며 한마디 협의 없이 날치기로 처리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남북이 대처하는 준엄한 현실에서 신도시 건설이라는 주택정책 하나를 위해 수도권 방위 전략의 핵심 부대를 이전시키는 이 정부는 도대체 국가 안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며 “아파트 지으려고 이천시민을 몰아내느냐”며 되물었다.

더불어 김장수 국방부장관은 직접 군부대 이전발표 경위를 해명하고 이천시민들에게 공식 사과와 군부대 이전을 전면 백지화 하라고 밝힌 이들은 ▲국가안보사업을 핑계로 자행되는 땅 투기 음모 중단 ▲밀실협약 사과와 군부대이전 계획 철회 ▲김장수 국방장관과 김재현 토지공사 사장 사퇴 ▲송파 신도시 정책 즉각 폐기 등을 함께 요구했다.

이날 비대위는 장기 단식에 대비해 텐트와 장비를 설치하려 했으나 경찰의 봉쇄로 무산되었으며, 물품을 실은 차량을 압류해 비대위와 높은 언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편 오는 22일에는 이천시비상대책위원회(김태일ㆍ신광철 공동의장) 주관으로 국방부 앞에서 시민 1000여명이 참여하는 상경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한국노총에서는 이번 국방부 집회에서는 이천 기업체 노조도 참석한다는 의사를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