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아, 삼촌 여자 친구 예쁘지?”

삼촌은 웃으면서 여자 친구의 사진을 보여주지만 저는 아무 말도 안 해요. 변신 로봇의 팔을 앞바퀴로 바꾸려고 하는데 삼촌은 계속 사진을 보여주며 제 대답을 원해요.

“근데. 삼촌 너무 여우같아.”

저는 어쩔 수 없이 변신 로봇의 팔을 앞바퀴로 바꾸고 말을 해줬어요. 웃던 삼촌의 얼굴이 빨갛게 변했지만 저는 거짓말하기는 싫었어요.

엄마는 오랜만에 온 삼촌을 위해 음식을 만드시면서 우리 얘기를 들으셨나 봐요.

“너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니? 그 여자는 너 별로라고 하지 않았어?”

엄마의 한마디에 삼촌은 할 말이 없는지 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사진을 제 눈 가까이 보여줘요.

“자세히 봐. 예쁘지 않니?”

“삼촌. 잠깐만 기다려 봐.”

저는 완전하게 변신을 하지 못한 로봇을 놓고 제 방에 들어가서 사진을 한 장 꺼내 와서 삼촌에게 보여줬어요.

“삼촌 잘 봐. 예쁘지? 소영이야. 삼촌 여자 친구하고는 비교가 안 될걸?

저는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로봇의 변신을 시키는데 집중했어요. 삼촌은 아무 말 없이 사진을 보면서 피식 웃기만 해요.

“누나는 뭘 안다고 자꾸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아니라고만 하는데?”

삼촌도 소영이가 더 예쁘다는 걸 인정했는지 음식을 만드는 엄마에게 짜증을 내고 있어요. 엄마는 음식을 만들면서 삼촌을 한번 바라보더니 ‘쯧쯧’ 하면서 냄비 뚜껑을 열고 닭볶음이 익었는지 확인해요.

“지훈아. 사람은 얼굴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게 아니란다. 예쁘다고 다 착한 게 아니야. 알았지?”

“그건 저도 알아요. 삼촌. 근데 삼촌이 예쁘냐고 먼저 물어봐서 대답한 것뿐인데.”

삼촌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다시 제게 물어요.

“지훈아. 삼촌 여자 친구 착하게 생겼지?”

“아니. 여우같아.”

저는 솔직히 말해서 삼촌이 여자 친구랑 노는 게 싫어요. 나랑 같이 변신 로봇을 만들고 색종이로 로켓포도 만들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삼촌은 어느 날부터 우리 집에 잘 놀러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심통이 나있는 거 에요.

“네 여자 친구도 여우같아!”

삼촌은 버럭 화를 내면서 조금만 있으면 변신이 다 되는 로봇을 확 뺏어요.

“이리 줘봐. 이렇게 하는 게 아니랬잖아. 다리는 왼쪽으로 돌려서 다리 쪽에 있는 바퀴를 밖으로 빼라고 했잖아.”

삼촌은 신경질적으로 로봇을 변신시켜요.

“삼촌!”

저는 울음이 나올 것 같았어요. 저도 할 수 있는 건데 삼촌이 변신을 시키니 화가 나서 소리쳤어요.

“미안. 지훈아. 그런데 잘 봐. 여우는 이렇게 생긴 게 아니야. 여우는 입이 쭈욱 나오고 그리고 음…….”

“삼촌. 알았어. 삼촌 여자 친구 예뻐. 그런데 소영이는 얌전하고 친구들 얘기도 잘 듣고 씩씩하다. 난 그래서 소영이가 좋아. 여우같이 생기면 어때. 마음만 착하면 되지. 그 치 삼촌.”

내 말을 들은 삼촌이 어이없는 표정을 하고는 씩 웃어요.

“그래 사람은 얼굴로 판단하는 게 아니다. 마음이지.”

삼촌은 내가 만든 변신 로봇을 보면서 힘없이 말해요.

“넌 조카도 아는 걸 지금도 모르고 있었니?”

엄마는 닭볶음을 맛보며 삼촌을 핀잔을 줘요.

“내 여자 친구도 착해. 얼마나 착하다고. 그치 지훈아.

삼촌은 내 볼에 얼굴을 문지르며 환하게 웃어요.

질문1)좋아하는 친구가 있을 거예요. 그 친구의 어떤 점이 좋은지 써보세요.
질문2)여러분은 별명이 있나요? 친구들이 왜 그 별명을 지어줬는지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