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노인 늘고 있어도 요양기관은 태부족

바야흐로 고령화 사회다.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를 넘는 ‘고령화 사회’의 대열에 들어섰으며, 2019년에는 그 비율이 14%, 2026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변하는 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되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급격한 성장과 의료시설의 발달로 인해 초고령 사회 진입이 20년도 채 남지 않게 되었다. 

이천시의 경우 2007년 현재 이천지역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만 7769명으로 전체 인구의 9.0%에 해당하며, 2003년 1만5426명(8.0%)에 비해  2343명이나 늘었다.

과거에는 가족이 노인부양의 기능을 수행했지만 도시화, 핵가족화 등으로 그 기능수행능력이 떨어지면서 노인부양을 위한 사회적 서비스의 요구가 점증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문제 중 치매, 중풍 등 만성 질환으로 인한 장기요양보호 문제는 노후 생활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노인 인구에 대한 사회적 부양 비용은 노인이 병이 들면 더 가중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가 해마다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도 노인진료비는 5조1천97억원으로 2000년도 2조2천8백93억원보다 123.2% 증가했으며 또한 보험비의 점유율도 총 진료비의 22.9%로 2000년도 17.4%에 비해 5.5% 증가했다.
복건복지부는 이런 추세에 따라 2007년, 12개 정도의 대형 노인병원과 120여 개의 중,소형 노인병원에 대해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03년 3월 요양보호 노인을 위한 ‘공적노인요양보장제도’를 2007년에 도입하기로 한 것은 그러한 배경 때문이다.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장기 요양이 필요한 50여만명의 노인 가운데 일상 생활이 어려운 치매ㆍ중풍 노인 7만여명이 혜택을 보게 된다.

장기요양이 필요한 노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크게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족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는 ‘재가복지서비스’와 요양시설에서 도움을 주는 ‘시설 복지’로 대별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재가서비스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시설 복지는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08년 8월부터 본격 실시되는 ‘노인수발보장제’는 치매와 중풍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65살 이상의 노인이면 모두 대상자가 되며 65살 이하이더라도 장애가 있어 6개월 이상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치매ㆍ중풍 등 노인성 질병이 있으면 대상에 들어간다.
수발급여에는 ▲재가급여(간병·수발, 간호, 목욕, 가사 및 일상생활 지원) ▲시설급여(노인요양시설 등에 입소) ▲수발수당(가족이나 이웃한테서 수발 받을 때 지급) ▲특례수발비(유료시설을 이용할 경우) ▲요양병원 수발비(병원에 입원한 경우) 등이 있다. 한편 이천은 고령화 추세 속에 치매ㆍ중풍 등 중증질환을 앓는 노인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이 의지할 만한 요양기관이 태부족한 실정이다.
이들이 간병·위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이천 지역 노인 주거 복지 시설은 인가ㆍ비인가를 포함 총 12곳에 수혜자는 4백여 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기초수급권자를 위한 10여 곳의 무료요양원은 정원을 다 채우고 있으며 저가에 일반인을 받아주는 실비 유료 요양원은 3곳에 150여 명 정도다.
홀몸노인 50명을 돌보고 있는 노인요양원 관계자는 “실비 정원 50명이 이미 다 채워져 현재 대기자만 30여 명에 이른다”며 “현재 이천시내 요양원은 실제 수요의 10%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진을 갖춘 노인병원은 호법 매곡리에 위치한 ‘양지요양병원’과 장호원에 있는 ‘장호원 성모병원’ 두 곳이다, 그러나 그나마도 ‘양지요양병원’은 입원 위주로 운영하다보니 수도권에서 70~80%로 이용하고 있으며, 이천 노인은 10%도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장호원 성모병원’은 1개 층을 노인병동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24명 정도 이용가능 하나 아직 홍보가 부족해 1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는 상태가 전부다.

또한 인근 지역으로는 여주노인전문병원과 양평효노인전문병원이 있으며, 여주노인전문병원 경우는 이천에서 거주하시는 노인이 20%정도 이용하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초 병원 당 160억원씩 투자해 동두천시, 남양주시, 시흥시, 평택시, 파주시에 지하1층, 지상3층의 230개 병실을 갖춘 도립노인병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입원환자 30%이상을 국민기초생활수급자등 저소득층을 배정하고 무료진료 혜택을 줄 예정이다. 이제 이천에도 번듯한 노인병원이 들어설 차례다.

▶▶ 공기 좋은 폐교를 노인 병원으로

노인전문병원 확충을 위해 다각적인 방법으로 묘안을 세우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폐교를 노인전문병원으로 이용하는가 하면 대규모의 ‘노인의료타운’을 개발하기도 한다.

전북 고창군의 경우 노인병원은 버려져 있던 폐교를 재활용해 2004년 12월 문을 열었다. 단층에 있는 8개 교실은 병실이 됐고 학교 주변의 한적한 시골 풍경은 자연 공원이 됐다. 새 건물을 짓는 것보다 폐교를 재활용하면 절반 가량 투자비를 줄일 수 있는 것도 ‘폐교 병원’의 장점이다. 인근에 있는 요양병원도 7년간 방치돼 있던 폐교를 새로 꾸며 개원한 곳이다. 전국적으로 약 4~5개의 폐교가 최근 노인 전문 병원으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아 전국에 약 450여개에 달하는 폐교들이 노인 전문 병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