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세계도자비엔날레를 50여일 앞둔 가운데 (재)세계도자기엑스포(이사장 김문수, 이하 재단)의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예산 삭감과 행사 기간 단축의 문제다. 세계도자비엔날레의 총 예산은 2003년 120억원에서 올해 80억원으로 삭감됐다.

이는 김문수 지사가 지난해 11월과 12월 문화 관련 산하단체 및 행사의 방만한 운영에 대해 질타하며 구조 조정을 지시한데 대한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또한 80일간 열리던 2001년 제1회 세계도자비엔날레가 제2회에는 60일 제3회에는 58일로 줄었다. 올해도 당초 58일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손학규 지사에서 김문수 지사로 바뀌면서 행사를 불과 몇 개월 앞두고 대회 개최 기간을 30일로 줄여 행사 일정을 조정하고 각종 계획을 변경하는 등 혼란을 초래했다.

대표이사의 잦은 교체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1월 남기명씨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이석우 당시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취임했다. 취임한 지 석달 만에 이 대표는 5·31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퇴임했고, 그 자리를 임도빈 경기도생활체육협회 사무처장이 이어 받았다. 임 대표 또한 취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사퇴하고 대표직이 한 달여 동안 공석으로 남았었다. 이 후 김지사는 권두현 전 행정2부지사를 대표이사 자리에 앉혔고, 노조는 이에 ‘낙하산 인사’라며 지금까지 반발하고 있다.

또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청지부는 입장권 판매 논란을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도와 도자기엑스포 추진위원회가 자율적인 판매 협조라는 미명하에 세계도자비엔날레 입장권을 도청 각 실과소 및 시·군에 강제로 배당하여 판매토록 하는 행위가 있다”며 강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강매는 공무원들로 하여금 행정 본연의 업무에서 이탈해 행정 공백 초래와 이해관계에 있는 업체나 유관기관들에게 입장권 구입을 강요하도록 하여 경제적인 부담을 초래케 한다”며 즉시 할당된 모든 입장권을 회수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또한 이 홈페이지에는 입장권 예매에 대한 해명이라며 “비엔날레 홍보과정에서 입장권예매 희망자가 행사장이 아닌 가까운 곳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부서에 자율 예매를 위해 배포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도와 재단은 입장권 할당과 함께 입장권 판매 실적을 비엔날레 평가에 포함시켜 차기 행사에 대한 주행사장 명칭 사용과 보조금 지원, 인센티브 제공 등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일부지역에서 공무원들과 기업체 등이 주머니를 털어 판매대금을 내는 부담을 주고 있다고 한다.

3개 시군의 한 관계자는 “도의 지역 축제 평가 기본 계획에는 지역축제평가단의 참관 평가와 방문객 만족도 조사, 관람객 유치 실적으로 축제를 평가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지만 관람객 유치 실적 이면에는 입장권 판매 실적도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이다. 도의 이 같은 조치는 주행사장 명칭사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던 광주시와 여주군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의 방침에 대해 3곳 지자체는 입장권 판매가 부담스럽지만 향후 주행사장 명칭 사용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공무원들에게 입장권을 재할당하며 판매에 나서고 있다.

입장권 할당은 이천시도 예외는 아니다. 입장권 할당에 대해 시관계자는 “재단으로부터 10만부(4억8500만원)를 배정받았고, 이를 각 읍·면 실과소로 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4인 기준을 대상으로 한 만원권을 판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판매되지 않은 입장권에 대해서는 “다시 반납을 하면 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은 “입장권을 공무원에게 할당하는 것은 강매나 마찬가지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공무원은 “지난 행사에서도 할당된 입장권을 모두 판매하지 못해 자비로 판매금을 냈다”며 “언제까지 공무원들이 표 판매에 동원돼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했다.

이 공무원은 또 “팔지 못한 입장권은 반납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일선 공무원 입장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천시는 최근 하이닉스 증설과 관련해 각 시민 사회 단체에서 기금마련 행사를 진행한 터라 또다시 지역 단체를 통해 입장권 판매를 분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천시 관계자는 “축제 평가에 입장권 판매실적과 관람객유치실적이 포함된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천시는 타 시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아 민폐를 끼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총 30일간 ‘미래의 아시아를 빚자’라는 주제로 이천ㆍ여주ㆍ광주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세계도자비엔날레는 지난 2001년부터 2년마다 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올해로 4회째 맞는 세계도자비엔날레의 개막식이 이천으로 결정돼, 타ㆍ시군에 이천시에 편중되어 있다는 불만을 사고 있다. 제1,2,3회의 개막식이 모두 이천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