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의 가입자 유치를 위한 편ㆍ불법 행위가 신학기를 맞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천지역 다가구주택 등을 대상으로 KT, 하나로텔레콤, 파워콤 등이 경쟁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요금 할인과 사은품 제공은 물론 상대회사와 맺은 약정이 있으면 위약금 대납, 설치비가입비 면제, 모뎀 무료 설치 등 불법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심지어 가입하면 현금까지 준다는 광고까지 나돌고 있다. 위약금 대납이나 이용료 면제 등은 모두 전기통신사업법상 불공정 행위에 해당하는 불법이다.

이런 가운데 피해를 당하는 고객들도 마땅히 대응할 근거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인터넷 업체들이 관행적으로 계약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를 증명하기도 막막한 실정이다. 주민등록번호 등 최소한의 신원 확인도 없이 주소와 전화번호만으로도 쉽게 가입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신규가입 자체가 계약서도 없이 전화 한 통화로 모든 절차가 끝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텔레마케팅을 통해 접수한 계약을 해지하려면 본사로 연락해야 하는 점 등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한 번 가입한 후에 계약을 해지하는 일은 물론 전화로 해지하기란 한마디로 하늘의 별따기다. 모처럼 어렵사리 걸린 전화도 음악만 흘러나오며 장시간 대기 중이다보니 오히려 소비자 쪽에서 전화를 끊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인터넷 서비스 해지를 위해 어렵사리 상담원과 연결돼 서비스를 해지했다 하더라도 해당업체에서 모뎀을 회수해 가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모뎀사용료를 인출해 피해를 당하는 소비자들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단체들은 인터넷 해지 후에는 반드시 모뎀을 반환하고 반납증을 받아둬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결국 소비자들이 초고속인터넷에서 주로 불편을 느끼는 것은 서비스 해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자 귀책 사유로 서비스를 해지하게 돼도 약정 기간을 채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비자에게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가입자 확보 경쟁을 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서비스 변경에 따른 소비자의 피해나 불편을 가중시키는 것도 한 예이다.

따라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사전에 업체의 홈페이지를 방문, 공시된 약관을 충분히 숙지하고, 가입 시 위약금 대납이나 과도한 사은품 등을 제시하는 경우에는 가급적 계약 체결을 피하고, 개통확인서와 내용 등을 상세히 확인하는 등 소비자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장호원에 사는 김모씨는 “생활정보지에서 여러 인터넷 회사가 함께 나온 광고를 보고 전화로 가입했다가, 전화상에서 설명한 내용과 틀려 회사에 전화해 항의하니, 영업점에서 한 내용은 본사에서 알 수 없다”는 말에 황당했다며, “가입하는 대리점 따로, 운영하는 대리점이 따로 있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며 불만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