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의 우라늄이 검출된 장평리 마을상수도는 환경부의 발표와는 달리 폐쇄되지 않은 채 계속 공급되고 있고, 마을주민들에 역학 조사 및 건강 검진 등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환경부의 대책 마련 의지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게다가 관할 면사무소는 새로운 위치에 마을 상수도 관정을 뚫겠다는 대책을 내놓아, 지질학적인 원인에 의해 방사성 물질에 지하수가 오염된 것이라면 새로운 지하수라고 하더라도 안전하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26일 환경운동연합이 조사단을 구성해 장평리 마을 상수도 현장 실태 조사에 따른 것으로, 조속히 마을 곳곳에 급수조 설치와 마을주민 180명에 대한 건강 검진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단에 참가한 백명수 국장(수돗물시민회의)은 “오염된 마을상수도물로 양치를 하거나 밥을 짓는 등 주민들이 여러 경로로 계속 노출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하고 “급수조를 마을 곳곳에 설치하여 오염된 물의 노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이구동성으로 “상수도 보급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당장에는 생활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수원을 폐쇄하고 안전한 물을 마을상수도 시설로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사단은 모발 검사 결과 체내 우라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마을 주민 장모씨를 포함한 다수의 주민들을 면담한 결과, 주민들의 건강 실태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

장모씨의 경우에도 기존의 검진 기록 자료만을 검토할 뿐 추가적인 검진 및 확인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을 통해 마을주민 180명에 대한 역학 조사의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주민들은 “식수에서 방사능 오염물질이 검출되었는데, 이천시 당국이나 환경부가 주민 건강 피해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들은 면사무소에서 새로운 위치에 마을상수도 관정을 뚫겠다는 대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지질학적인 원인에 의해 지하수가 오염된 것이라면 새로운 지하수를 파더라도 안전하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덧붙여 조사단은 보다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지질조사를 실시하여 우라늄에 오염된 지하수의 분포를 파악하는 일이 시급하며 “주변에 다양한 형태의 인위적 방사능물질 오염원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단 일원 중 단국대 하미나 교수는 “전 주민에 대한 정밀건강진단이 시급하다. 우라늄에 오염된 식수의 건강영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