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시민들의 염원이었던 하이닉스 이천 공장 증설이 사실상 불허되면서 범대위의 위상과 투쟁 방안을 둘러싸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대체로 이천 시민들은 현재 범대위가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11일, 이천시와 범대위가 적극 추진한 이천시민 궐기 대회에 범대위 수석대표가 행사에 불참한 것이다. 불참 사유가 난데없다. 범대위 수석대표가 지난 선거법 위반으로 사회 봉사 명령을 받아 봉사 활동 중이었기에 참석을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범대위는 일부 관계자만 그 사실을 알았을 뿐 대다수는 그 까닭을 몰라 수석대표 불참에 많은 이들이 의아해 했다.

이것이 논란이 되어 현재 범대위 수석대표는 물러난 상태라고. 그러다 보니 권혁준 전 수석대표가 범대위 수석대표 역할을 하고 시민들도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이다.

범대위는 출범 이후 줄곧 활동이 미비했다는 논란을 불러왔다. 이는 실질적으로 범대위가 그동안 많은 활동을 해왔음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집회 행사 인력 동원도 사실상 시에서 주도해 이뤄졌다. 이천시와 각 읍면사무소가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통해 인원 동원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촛불 집회시에도 참석자가 대부분 공무원들이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사실상 범대위 조직으로는 인력 동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천예총은 하이닉스 증설 문제가 표면으로 불거지면서 기금마련을 위한 제안을 범대위 측에 제의했다.

이천예총은 기금 마련을 위해 산하 단체별로 작가들의 작품을 기증토록 해 전시회를 열어 그 판매 금액 전액을 범대위에 기증키로 했다. 작가들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작품을 내놓는다는 것은 커다란 희생이자 경제적 손해임에도 불구하고 이천경제를 살려야한다는 대의명분에 아낌없이 내놓았다. 그리고 예총 회원과 외부 연예 종사자를 불러 시민회관에서 한마음 음악회와 공연을 가졌다. 물론 그들도 자원봉사를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속에서도 범대위가 노력한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범대위 사무국장만이 부지런히 쫓아다니며 일을 진행하는 모습은 현재 범대위의 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결과이다.

또한 여성단체협의회에서도 추운 날씨를 마다하자 않고 길거리에서 각종 물건을 팔아 수익금 전액을 범대위 기금 조성을 위해 나서고 있을 때도 범대위가 특별하게 지원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이 시민들이 범대위의 존재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이유다. 범대위가 이천시민을 위해 군림하거나 혹은 무력한 단체라면 당연히 해산해야 하고 그렇지 않고 정말 이천시를 위한 단체라면 지금이라도 심기일전해 새로운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범대위가 할 일은 ‘이천시 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구성원 역시 대폭 보강해야 한다.

범대위 구성원 역시 한 단체가 주도적으로 이끌기보다는 각 단체장들이 당연직으로 참여해 이천시민의 단결력을 높이고 그를 바탕으로 투쟁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모든 시민들이 나설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고 재구성을 해 조직적이며 강력한 투쟁의 선봉에 설 수 있도록 재정비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