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언론에 대한 “불량 상품” 발언이 나온 지 일주일도 안돼서 ‘착한’공무원들이 언론 불매 운동에 나섰다. 이천시 대월면사무소(면장 오인환)는 사무소 정문 앞에 “모든 신문을 사절”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붙여 언론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는가 하면, 이천의 백사면사무소(면장 박규하)는 각 신문사에 정중하게 공문을 보내 “신문 구독 정지 통보”를 보냈다. 

지난 4일,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 과천 청사에서 열린 국장급 이상 공무원 격려 오찬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실한 상품이 돌아다니는 영역이 내 생각에는 미디어 세계인 것 같다”면서 한국 언론이 “사실과 다르지만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사로 쏟아내고 누구의 말을 빌렸는지 출처도 불명한 의견이 마구 나와서 흉기처럼 사람을 상해하고 다니고… 그 결과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배상도 안 하는 불량 상품”이라고 비판했었다.

여기에 고무된 것일까. 신문을 보지 않는 공무원들은 과연 무엇에 자신들을 비춰볼까? 지난 겨울 이천시의회는 행정 조사에서 공무원들의 온갖 비리와 부정을 들춰낸 바 있다.
“불량 상품은 가차 없이 고발하고, 유착하지 말아 달라”는 대통령의 “간곡한 부탁”을 “예산 절감” 차원으로 초점을 바꿔 언론 불매 운동으로 화답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과연 “사실인 것처럼” 위장한 “출처도 불명한 의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