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대규모 시민 집회로 강력 대응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4일, 신년 외부 첫 번째 행사로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2007년 경제 상황 점검 회의>에 참석, 수도권 규제 문제와 관련해 “당장의 경쟁력을 보면 필요해 보이지만 장래를 보면 수도권 집중은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다”면서 “수도권 내 공장 증설은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대희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사회에는 경제만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단기적인 경기 관리와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충을 혼동하는 것”이라며 “참여정부는 중장기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개혁 과제에 두어왔으며 그 성과는 차기 정권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윤승용 대변인은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이 달 안에 하이닉스 반도체의 이천공장 증설 여부를 밝히겠다는 정부 합동 조사반의 발표가 있는 상황에서 이천공장 증설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해석된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하이닉스 이천 공장 증설이 무산 위기에 처함에 따라 이천시와 이천시범시민대책위원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천시와 범대위 측은 지난 8일, 이천시청 회의실에서 이천시단체장회의를 갖고 오는 11일, 하이닉스반도체 증설을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갖기로 하는 등 총력 투쟁에 나섰다.

이천시는 그동안 각종 중복 규제로 지역 발전이 정체되어 하이닉스 증설에 고용 인원 창출 등 지역 발전에 큰 기대를 걸어왔다. 따라서 공장 증설이 보류되거나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이천시의 경제적 타격은 물론 이천시의 발전 방향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각종 규제로 신음하는 이천에게 하이닉스 증설마저 안된다면 이는 이천 시민들은 죽으라는 소리”라며 “하이닉스 공장 증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온 시민이 하나 된 힘을 보여 주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조시장은 “하이닉스는 IMF 때에도 죽었다 살아날 정도로 저력있는 기업”임을 강조하면서 “공장이 증설되면 9조원의 수출과 6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며 이천은 물론 이 나라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하이닉스 공장의 증설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정부는 오는 15일쯤 하이닉스 공장 증설 허용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한편 이천시 범대위는 오는 11일, 강력한 투쟁을 벌일 것을 다짐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