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이천 시민회관에서  조병돈 이천시장, 이기수 여주군수 등  이천과 여주 주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규택 국회의원이 발제한 이번 토론회에는 김태일 이천시의회 의장, 이재혁 경기도의회 의원, 이명환 여주군의회 의장, 박무익 건교부 수도권정책팀장, 이용관 경기도 지역정책과장 등 5명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에서 발제를 맡은 이규택 국회의원은 “중국과 대만은 지금 10% 이상의 엄청난 성장과 발전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3~4%정도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남아 있는 악법인 수도권정비계획법 때문에 제조업 등 국내의 중소기업들이 모두 해외로 떠나고 있다”고 수정법의 폐해를 지적했다.

이규택 의원은 수도권에서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 지원하는 내용의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의 역차별을 지적하고 지난 11월, 이에 대한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명환 여주군의회 의장은 “지난 6월 30일, 국무회의가 수도권정비위원인 경기도지사가 인수 인계로 인해 참석하지 못하는 틈을 타 자연보전권역을 정비 발전 지구에서 제외시킨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명백한 사기극”이라고 규정하고, 직업 창출을 주장하는 정부에서 6000명의 직업이 생겨나는데 그걸 마다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 아니냐며 역설했다. 또 여주의 KCC, 한국코카콜라 등 중복규제의 피해사례를 사안별로 소개했으며, 보틀링이라는 회사는 타지역에서 가공, 도금해서 여주에서 조립을 하는데 창고조차도 짓지 못해 떠나려고 하니, 이것은 지역 주민들을 죽이는 처사며, 거기에 사는 우리들을 바보로 취급하는것  같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또한 이용관 경기도 지역정책과장은 “이명환 의장이 지적한 것처럼 수도권 정책 토론회가 묘한 시기에 일방적으로 실시돼, 정부의 정책은 이미 신뢰성을 잃었다”며 포문을 열고 “접경지역 및 자연보전권역 등 저발전 지역은 인구 밀도, 재정 자립도, 의료기관 수 등 모든 면에서 전국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하는 심각한 낙후 지역이다”라며 저발전 지역에 대한 정비 발전 지구 지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또한 산집법(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림에 관한 법률) 등의 규모 제한으로 인해 무분별한 난개발이 실시된 광주시 문형리 공단의 사례를 들어 “수질 보전은 개발 억제가 아니라 계획적인 환경 시설 확충으로 이루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 토론자로 참석한 박무익 건설교통부 수도권정책팀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정비발전지구를 도입하려고 하는데, 너무나 많은 지역이 정비발전지구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구체적인 대안없이 성의 없는 답변으로 일관 했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서울시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는 대가로 내고 있는 물이용 부담금은 대부분 환경부에서 팔당유역 주민들에 대한 가중규제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며 “팔당유역 주민들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납부되는 물이용 부담금은 팔당유역 주민들이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은 “정부가 정비 발전 지구로 지정하려고 하는 공공기관 이전지역은 이미 발전이 될 대로 돼 있다”며 정치적으로 표심을 잡기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3시간 넘게 진행한 토론회의 성과는 무엇이였을까?.
지금까지의 토론이 지역의 목소리만 높이는데 치중했다면 이번만큼은 상황이 달라야 했다. 박무익 건교부 수도권정책팀장을 우리 마당으로 부른 자리에서, 정부를 설득하고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논리는 없었다.
이천시와 관내 단체에서 수정법 폐지 등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규택 의원이 단독으로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한 토론회’를 주최했다는 것도 대다수의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다.

마치 이규택 의원의  의정보고회 인양 유인물을 읽어나가는 모습과, 아무 준비 없이 참석한 경기도의회 의원과 이천시 의회 의장 역시 성의 없는 말뿐 이였다.

토론자로 나선 김태일 의장은 2분만에 발표를 마쳐 지켜보는 시민들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이날 전 과정을 지켜본 한 시민은 “여주에서는 많은 준비를 하고, 강하게 자기 주장을 말하는 반면 우리 지역 사람들은 진짜 주제가 뭔지도 모르고, 말하는 것 같다”며 “저렇게 해서 정부 측에서온 사람에게 우리 주장이나 제대로 각인시킬 수 있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양원섭 기자  won@2000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