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개혁의 의지와 풀뿌리 언론에 대한 격문이 담긴 깃발전.

‘언론, 풀뿌리에서 희망을!’이란 슬로건으로 진행된 2006 제4회 언론문화제가 14, 15일 충북 옥천에서 펼쳐졌다.

전국의 지역 언론인들이 참여해 지역의 건강한 언론이 어떻게 지역 발전을 이끌어나가는지 배우며, 거대 언론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풀뿌리 언론의 역할을 모색해본 이번 문화제는 전시, 강연,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독립신문의 창간을 주도한 조동호 선생과 한국 언론개혁의 큰 획을 그은 송건호 선생의 고향에서 지난 2003년 여름, 반민족 재벌언론에 대한 안티(anti)운동으로 언론 개혁의 첫 깃발을 올렸던 언론문화제는 이번에도 조선일보 반민족 범죄기사 모음전과 조선일보 장례식 퍼포먼스를 통해 언론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높였다.

▲ 성공회대 학생들의 FTA 반대 퍼포먼스.

1천여 군민과 전국에서 참가한 많은 지역 언론인들이 자리한 가운데 송건호기념사업회와 시민단체 소식지인 시민의신문이 공동제정한 ‘제1회 풀뿌리언론상’은 지역언론으로서의 훌륭한 역할을 다하고 있는 해남신문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에 이어 진행된 도올 김용옥 씨의 강연은 특유의 열변과 카리스마가 넘쳐흐르며 관객을 긴장시키거나 박장대소케 했다. 도올은 강연을 의뢰받는 자리에서 옥천엔 조선일보 보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여 승낙하게 됐다고 했다.

‘도올이 본 옥천과 조국의 미러란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도올은 일제 강점기의 치열하고 찬연한 독립투쟁의 역사가 6․25에 의해 철저히 무화(無化)됐음을 밝히며 몹시 고통스러워했다. 또한 그 숱한 투쟁의 역사 속에 옥천인 조동호의 업적을 기리며 그 정신이 송건호 선생에게 이어져 오늘 언론개혁의 새 장이 펼쳐지고 있음을 옥천의 긍지로 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 언론개혁 장승 깎기 모습.

이밖에 ‘환산과 대청호로 떠나는 환상여행’이란 주제로 주민 안상제 씨가 제작한 영상물 상영과, 언론개혁을 다짐하는 깃발서예전, 전국 지역신문의 실제를 볼 수 있는 지역신문 총집합전, 송건호 선생 추모사진전, 전국 중고생 논설쓰기대회, 시민영상활동가의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상영, 민예총 옥천지부가 주관한 축하 공연이 펼쳐졌다.

▲ 성공회대 학생들의 FTA 반대 퍼포먼스.

행사를 주최한 송건호기념사업회 조만희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 땅의 언론개혁을 통해 참세상을 꿈꾸는 사람들과 지역의 풀뿌리 언론이 함께 모여 서로 소통하며 어우러지는 오늘이 바로 독립과 광복의 기쁨에 빛나는 8･15임에 그 상징성이 있다”며 소통과 연대를 통해 언론개혁을 이뤄나가자고 다짐했다.

이번 언론문화제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이 참여해 FTA 반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행사 진행 등의 봉사활동과 청소년 대상 언론 교육을 통해 예비 언론인으로서 한몫을 다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 도올 김용옥의 특강 모습.

한편 홍세화 한겨레신문 시민편집인, 신학림 한국언론노조위원장 등 다수의 명사들이 밤늦게까지 천막강의를 이어갔으며 이튿날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정지용 시인의 생가와 송건호 선생의 생가 방문도 진행됐다.
박석호 기자  park@2000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