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취임과 동시 대수도론을 강조하며 강하게 주창했던 수도권 규제 철폐론이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의 대수도론 반대 의지와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 균형발전 정책론에 부딪쳐 표류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철폐는 손학규 전 지사 취임 초기부터 경기도 발전 저해요소로 단정하고 규제완화를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려 왔었다. 그러나 손전 지사는 수도권규제가 철폐 또는 완화될 가능성이 희박해 지자 도정목표를 외자유치 사업으로 진로를 변경 외자유치에 전념했었다. 이어 민선4기 주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수도권규제 철폐를 선거공약으로 선정하고 취임과 동시 대수도론을 내세우며 수도권 규제 철폐 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으나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의 대수도론 반대론과 청와대의 수도권 밀집 반대에 밀려 경기도의 수도권 규제완화 목적은 사면초가 입장에 처하는 계기가 됐다.

김 지사가 취임과 동시 대수도론 주창하자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은 김 지사의 대수도론에 밀려 비수도권 지역발전의 위기감을 느끼게 되자 비수도권 도지사들과 각자치단체장들의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움직임이 최근 들어 더욱 구체화돼 대수도론을 저지하기 위한 논리개발과 함께 순회토론회까지 열리는 등 점차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오는18일 충북 괴산군 자연학습원에서 지방분권 운동본부가 주관하는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의 시민단체 50여명이 참석해 경기도의 규제철폐와 대수도론에 대응하기 위한 워크숍을 갖고 경기도가 주장하는 대수도론의 실체와 반론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회를 갖을 예정이다.

더욱이 전국 시도지사 협의회장에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선출됨에 따라 수도권규제완화에 제동을 걸었던 김진선 강원지사의 설득으로 충북, 경북, 충남, 경남 등 중남부권 시도지사 및 광역자치단체장들도 이에 가세해 김문수 경기지사와 경기도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초청 국정현안 토론회에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도권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경기도와 김 지사의 뜻을 이루기는 쉽지 않음을 재확인 하게 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수도권이 더 과밀해지면 수도권의 경쟁력이 얼마나 가겠느냐. 국가균형발전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가 함께 상생하자는 정책인 만큼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사실상 김 지사와 경기도의 수도권 규제 철폐 론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또 "선진국의 경우 수도권은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여유롭고 쾌적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한국의 경우엔 그런 점에서 수도권 일부 집중 현상을 해소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의 단합과 결속에 이어 청와대마저 경기도의 손을 들어주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 경기도와 김 지사의 희망인 수도권규제 철폐의 뜻은 겹겹산중에 둘러싸이는 사면초가 입장에 처하게 됐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경기도의 중요 현안인 수도권규제 철폐 의지를 현 정권에서 정면 돌파하려는 것보다 전략변경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는 수도권 규제완화는 일본,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할 경기도의 영원한 숙제로 정공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완화는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로 정치권보다는 국민들에게 구체적인 피해실태를 알려서 여론의 힘으로 풀어야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 부당성을 부각시켜 정치권을 압박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와 김 지사가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해 정부를 상대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비수도권과 중앙정부의 반대 의지가 점차 확고해지고 있어 경기도와 김문수 지사의 수도권규제 철폐 현안모색이 중요한 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