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말씀 시편 첫머리에 “복 있는 사람은 傲慢(오만)한 자리에 앉지 아니한다”고 했다. 오만함이란 태도를 거만하게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富(부)와 權力(권력)을 가지면 오만함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이를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심신을 수양하여야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臨深履薄(임심이박)이란 깊은 연못가에 서고 살얼음판을 밟듯이 매우 조심스러움이라는 뜻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의 하는 꼴을 보면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받고 있는 관료들이 있기나 한지 눈을 씻고 찾아보기 힘든 정도이다. 선거 때만 되면 “자신이 가장 청렴결백하고, 국민들의 진정한 심부름꾼이 되어 봉사하겠다”고 목구멍에 피를 토할 정도로 열변을 토하며 국민들을 유혹하여 당선만 되면, 모가지에 힘은 콘크리트를 친 것처럼 뻣뻣하고, 입에서 나오는 말은 독사의 혀보다 더한 독설을 퍼붓고 있으며, 뒷구멍으로 운동이란 핑계로 골프를 치며 검은 손들과 뒷거래 수작들이나 부리고, 하는 꼴이 해도 해도 너무들 하니, 詩經(시경) 小雅(소아)편에 있는 小旻(소민)의 시를 음미 했으면 한다. 소민은 높은 하늘 이란 시인데, 나라를 잘못 다스려 혼란에 빠진 것을 풍자한 노래이다.

 높은 저 하늘이 노여움을 이 땅위에 펴시었네. 일의 꾀함이 간사하니 언제나 천벌이 그칠건가? 좋은 꾀엔 좇지 않고 못된 꾀만 가려서 쓰니, 내가 그 꾀를 보건데 마음만 병이 드네, 昊天疾威(호천질위) 敷于下土(부우하토)하야 謀猶回?(모유회휼)하고 何日斯沮(하일사저)리오. 謀臧不從(모장부종)하고 不臧覆用(부장복용)하나니, 我視謀猶(아시모유) 한다. 亦孔之?(역공지공)이로다.  …… 중략

  맨손으로 호랑이를 못 잡고, 걸어서 강을 못 건넘을 사람들은 그것쯤은 알고 있지만 다른 것은 알지 못하네. 두려워하고 조심하기를 깊은 못에 임하 듯하며 엷은 얼음판 밟고 가듯해야 하는 것이네.

不敢暴虎(불감포호)와 不敢憑河(불감빙하)를, 人知其一(인지기일)이로 莫知其他(막지기타)로다. 戰戰兢兢(전전긍긍)하야 如臨深淵(여림심연)하며, 如履薄?(여리박빙)호라 고 했듯이 위정자들이 옳은 일을 알면서도 생각이 팔자라고, 권력과 돈과 여자희롱에만 정신이 팔리고 있으니, 국민들의 배고픔과 괴로움을 알 수가 없으며 빽없고 힘없는 민초들은 그저 마음의 병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며 위정자들은 노력은 하지 않고 무엇 때문에 못하고, 무엇이 가로막아 못하고 있다는 핑계만 일삼고 있을 뿐이다.

  역사에 길이 빛난 이순신장군 같은 분은 민초들과 고충을 항시 같이하면서 민초들의 어려움을 살피는 일에 모든 정성을 기울였기 때문에 자자손손 그 이름이 역사에 길이 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 골프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술을 마시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고 운동과 술 마시는 것을 핑계 삼아 다른 짓(나쁜 짓)을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이다. 오만함이 극치에 달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지방의원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나쁜 것을 나쁜 것으로 알고 행하지 않고, 좋고 올바른 것을 좋은 것으로 알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지도자가 돼기바란다. 거만함과 오만함은 순진함만 못한 것을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할 때 지도자로서의 직무를 유기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