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법 철폐를 위해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자연보존권역 정비발전지구 도입하라
“팔당 상류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독단으로 제3차 수도권 정비계획을 진행하는 정부는 이를 즉각 중단하고 당초의 약속대로 자연보존권역 내 정비발전지구 도입을 추진하라”

팔당 수계 7개 지자체의 시장 군수와 지방의회 의장, 도의원, 국회의원, 주민대표, 경기도지사 등이 모인 25일의 수정법 대책회의는 이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하고, 향후 투쟁 계획을 경기연합대책위(강천심 수석대표)에 일임했다.

양평군 여성회관 대회의실은 이날 참석한 1백여 인사들과 대거 집결한 언론 기자들에 의해 긴장이 고조됐다.

김문수 지사와 이규택(이천 여주), 정진섭(광주), 정병국(양평 가평) 국회의원은 180만 7개 시군 주민과 함께 투쟁해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 지사는 수도권에 대학을 못 세우게 하는 규제가 세상천지 어디 있느냐며 진시황의 분서갱유보다도 나쁜 법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과도한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자신이 앞장서 악법 철폐에 나설 참이니 개별적으로는 과격한 시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6월 29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한명숙 국무총리와 추병직 건교부장관 및 이호웅 국회건교위원장에게 항의방문 겸 주민의사를 전달한 바 있던 대책위 측은 30일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당초 공청회안의 자연보존권역 정비발전지구 도입안이 삭제된 채 통과되자 투쟁 수위를 높여나가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7월 5일로 예정됐던 정부중앙청사 앞 상경 시위를 무기연기하고 향후 투쟁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이날 회의에서조차 현황 설명이나 원론적인 선언, 국가균형발전위와 강원도지사에 대한 성토만 무성했다.

언론 등을 통한 대 국민홍보나 합동 집단 투쟁에 있어 민과 관의 주도 형태나 예산 마련은 물론 구체적인 세부 계획을 도출하지 못하고 경기연합대책위에 미루는 인상을 줘 앞으로의 진행이 그리 순탄치 못하리란 전망을 낳고 있다.

일단 국회의원은 의원대로 대책을 수립하며, 지자체장들은 서로 비용을 분담하고 도의원과 시의원은 지역별로 대책위를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이를 경기연합대책위에서 조정하는 형태로 결말이 났다.

그러나 느슨한 회의 전개에 불만을 터뜨린 일부 참석자는 “지역도 제대로 못 지키면서 무슨 한강을 지킨다고 하느냐”며 이날 사회를 본 한강지키기운동본부 관계자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참석자는 몇 만명이 한강변에 나가 오줌을 갈기는 퍼포먼스라도 벌이자는 과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지난 21일 정장선 의원(수도권특위 위원장), 윤호중 의원(수도권발전특위 간사)등 경기도 지역 국회의원 21인이 국회에 제출한 수정법 개정안엔 저발전지역만 언급돼 있어 7개 시군의 현안사항을 해소하기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따랐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가평 2개면, 양평 2개면, 여주 한 면만이 해당되는 낙후지역에 연연할 게 아니라 당초의 희망대로 자연보존권역 내의 정비발전지구 도입으로 목표를 분명히 하고 7개 시군이 굳게 뭉쳐 나갈 것을 주장했다.
박석호 기자  park@2000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