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주 시인. 독서논술지도사 꿈나라서점 대표

최근 서점가에서 보았던 많은 시집들이 있다. 다양한 개성과 언어의 유희로 저마다 시인들의 특성을 잘 표현한 책이다. 베스트셀러라 불리는 이 책들은 작가마다 진고의 세월을 노력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일상생활을 잘 묘사한 <언어의 온도> 작가 이기주님을 보더라도 얼마나 다양한 생각과 소박한 삶을 이끌며 살았을까 생각해본다.

우연하게 책을 보다가 발견한 시들이 있다. 순수함 그 자체가 모티브인 듯 보인다.

출판이안에서 발행한 <소통과 힐링> 시집이다. <민초 어르신들의 노래>는 제목도 신선하다. 꾸밈이 없고 소개된 시들의 저자 또한 유명시인이 아닌 아마추어, 평범한 우리 주위 분들이다.

동인 시집인데 제목부터 특이하다. 필자는 이 <민초 어르신들의 노래> 시집을 보면서 아이들에게서 나오는 순수함을 보았다.

시란 어쩌면 그것이다. 가감이 없이 어쩌면 순수함 그 자체이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 또한 화려함이 아닌 순수함이다. 시집 가운데 몇 편을 소개해본다.

 

● 보낼 곳 없는 편지 / 사토 후끼코

아버지 기운 많이 떨어지셨다
오지 않아도 되니
편지라도 보내다오

떨리는 손으로 보낸 편지
사흘 후 새벽
전화벨 소리에
갑자기 탄 비행기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뒤 찾아 온
우편배달부 아저씨 손에는
한국에서 온 편지가

………………………

아버지 이제
이 편지를
어디로 보내야 하나요?

 

● 이웃을 생각하며 / 김숙희

눈이 온다
시골 외길에

또 온다
쓸고 쓸어도

눈길 조심하라고
쓸고 또 쓴다

 

● 어머니의 세월 / 이상목

아픈 상처에 시간의 새살이 돋고
아들도 딸도 출가하니
나도 이제 할머니일세

서른 초반에 아낙에서
팔순 바라보는 어른으로
건너 뛴 시간

내게는 여인의 삶이 멈추고
어머니의 이름만 남았다

이제 시대가
좋아져
시니어 대학에서
공부도 하고 친구도 많고
돈도 있다

먹고 사는 걱정 없으니
이곳이 천국이구나

 

이 시집은 평범하다. 질곡의 근현대 야사를 풀어놓은 이 땅의 진정한 어르신들의 노래이다. 60세에서 90세에 이르는 어르신들이 모여 만든 동인지 시집이다. 한글도 모르다가 뒤늦게 배우기 시작하면서 시도 쓰고 인생도 노래하는 분들이다. 어쩌면 우리들의 부모님처럼 다가온다.

순수하시고 글에서 보이듯 꾸밈이 없는 시 가운데 행복을 기억해본다. 필자는 이러한 시집들을 기획한 출판이안 대표 이인환 시인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낸다. <민초 어르신들의 노래>가 기쁨처럼 기분 좋게 알려지기를 소망해본다.

그렇다. 독서는 경쟁력이다. 누구나 글을 쓰고 누구나 읽을 수 있다. 살아가는 과정이야 다르지만 소통과 힐링으로 서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필자는 독서 강의를 하면서 많은 상담을 한다. 책을 어찌 활용하는지, 어떤 독서 감상문을 써야 하는지, 내 자녀의 올바른 진로는 어떻게 독서로 지도해야 하는지 등 다양하게 상담한다.

이웃이란 말은 서로 돕고 산다는 의미다. 이웃이 어려울 때 지나친다면 그 사회는 희망이 없다. 독서를 알아가고 배우는데 있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감동받은 사연이 있다면 소개해 주고 싶다.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독서는 최고의 길잡이이자 지름길이다. 매일 독서로 시작하고 세상을 긍정으로 바라보는 지혜를 얻으면 필자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 믿어본다.

위에서 언급한 시집처럼 이제 소박한 마음으로 나이가 들어도 용기 있게 자신감을 갖고 표현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독서는 경쟁력이다. 세상을 밝게 비추어보자.

이천저널  icjn25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