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주 시인. 독서논술지도사 꿈나라서점 대표

이천은 지금 축제 중이다. 이천쌀문화축제로 설봉공원이 들썩거린다. 이천의 자랑 설봉공원은 언제나 포근하다. 가을하늘이 동화 속 풍경처럼 드높아 축제 기간 내내 맑고 화창했다. 2017년 이천문협 주최 문예백일장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해맑은 표정으로 글을 쓰고자 모여든 아이들 모습에서 희망을 본다. 삼삼오오 줄지어 모여 원고지에 시제를 써 내려가는 아이들이 마냥 좋다.

이천문인협회에서 주관하는 백일장은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 이춘희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들 유대관계도 탁월하다. 시를 사랑하는 모임과 매월 시 읽는 저녁 행사는 문인들의 감성을 시로 승화시키는 시간이다. 21회째를 맞이한 이천문예백일장에는 쌀 사랑, 가을, 농부, 친구 등 시제가 다양하다. 이천은 쌀 사랑이 대단하다. 특산물인 이천쌀을 지역 특색에 맞게 다양하게 선보인다. 초등학생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글을 통해 가을을 감상하고 자기표현을 하고자하는 아이들이 즐거워보였다.

초등학생 삼총사 아이들이 기억난다. 친구들과 손잡고 행사장에 찾아와 백일장에 참가한 고마운 친구들이다. 시제를 보며 서로 묻고 쓰는 아이들 모습에 격려를 보내고 싶다. 풍성한 가을에 아이들이 찾은 백일장은 축제다. 엄마손 잡고 고사리 손으로 글을 쓰는 아이들부터 고등학생으로 학교 선생님과 단체로 참가해 조용히 글을 써 내려가는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글은 생명력이다. 필자는 글이 좋다. 아마도 글이 없었다면 곤고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을 쓰고 다듬고 보면서 희망을 알고 비전을 품게 되었다. 자연을 그리고 사색도 하고 세상의 이치를 경험하게 되었다. 글은 나에게 고마운 존재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도 글을 나누며 가끔 이야기한다.

이천문예백일장에서 만난 아이들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 필자를 떠올려보았다.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 문화제 행사를 기다렸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교내 백일장은 물론 교외 백일장에 나가서 순수하게 글을 썼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순수하게 시제를 음미하며 시를 써 내려가는 모습에서 미래의 희망을 본다. 이천을 빛낼 우수한 인성을 지닌 아이들로 자라나기를 소망해본다. 사람은 누구나 노력하기에 달려있다.

내가 좋아하는 자연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기술이 어쩌면 글이요, 시다. 살아가는 인생을 좀 더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시다. 은유와 비유를 가미해 상징으로 이끄는 기술이 시다. 시를 쓰는 아이들을 보며 함께 따라온 부모들도 본다. 아이들을 보며 함께 시를 쓰고 산문을 써 내려가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문화란 공감하는 예술이다. 누구든지 함께 공감하고 참여하다보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21회째를 맞이하는 이천문예백일장을 통해 미래를 꿈꾼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보며 글을 나누는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다. 설봉호수를 걸으며 손잡고 이야기하는 부모들과 아이들이 있다.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에 희망이 보인다.

해마다 열리는 백일장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꿈이요, 감수성을 이끄는 소중한 시간일 것이다. 문학의 토양이 뿌리를 내려 곱게 수놓길 소망해본다. 이제 글쓰기는 누구나 함께하는 대중 예술이다. 참여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