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벽산아파트 입주민
비대위 구성 공사중단 집회
환경 고려 ‘60m 이격’ 요구

▲ 21일 벽산아파트 주민들이 이천병원증축관련 조망권과 일조권 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의 일방적인 병원 증축(민간투자사업)으로 지척에 위치한 이천시 관고동 벽산아파트 주민들이 21일 “일조·조망권 침해와 일상생활 노출이 불 보듯 뻔하다”며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공사중단 촉구 집회를 벌였다.

벽산 블루밍 아파트 주민 30여 명은 이날 집회에서 도의료원 이천 병원 뒤에 현재 증축 중인 5층 건물이 완공되면 아파트 12층과 높이가 같고 아파트 발코니와의 거리가 고작 28m로 종일 환자입원실만 바라보고 살아야 할 지경인데도 건설사는 주민과 협의조차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매일 바라보던 설봉산 조망권과 일조권이 제한돼 최소한 아파트와 60m 정도로 이격해야 하고 소음·분진 등으로 생활침해 우려가 있어 완공 후 수목 완충지대를 설정해 달라며 수차례 주민공청회를 요구했지만 시행·시공사인 계룡건설로부터 묵살 당했다고 밝혔다.

김은희 비대위원장은 “이천 병원 증축은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하겠다는 조병돈 시장의 민선4기 취임 숙원사업으로 우리들의 요구가 님비 현상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으나 주민들은 증축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현재도 창을 열면 장례식장밖에 안 보여 이격 거리 등 주변 환경을 고려한 증축을 원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이천병원 증축은 주민공청회 제외 대상으로 지난 4월과 5월에 주민설명회를 가졌다”며 “주민들이 주장 하는 60m 이격은 현재 운영 중인 병원을 중단해야만 가능하기에 난처하다”고 해명했다.

시행사 관계자도 “설계변경 요구는 무리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주민과 소통·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는 주민들의 요구가 해결될 때까지 천막 농성을 벌일 계획이어서 당분간 건설사와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