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들이 심각하다. 한 테이블에 앉은 이천지역 민의의 수장 ‘3인방’의 얼굴을 보면 그렇게 쓰여 있다. 지난 8일 설봉공원에서 열린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개막식장에서다.

이 자리에는 기관·사회단체장과 국내·외 문화예술인 100여명도 함께 있었다. 20주년 기념 행사였다. 그런데 3인방의 환영사나 축사는 없었다.

식순지에는 있었는데 진행에서는 누락됐다. 국제적인 행사에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자 주변은 술렁였다. 3인방의 침묵과 심각한 표정을 읽은 눈치 빠른 참석자들은 “무슨 일 있는 건가?” 의문을 품을 정도였다.

그 다음날 지역사회에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국회의원이 시장의 시 인사 관련해 이른바 ‘뒷담화’를 했는데, 그 내용이 시장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말썽이 됐다.”

결국 갈등을 촉발시킨 주범은 술자리의 뒷담화였다. 소문을 접한 시민들은 걱정했다. 양대산맥인 시장과 국회의원의 관계가 자칫 루비콘강을 건너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 시장과 국회의원은 서로 화해했다고 한다. 겉으론 화해했지만 앙금까지 털어냈는지는 모른다. 당시 씁쓸한 표정을 지었던 임영길 의장은 안타깝게도 이틀 후 의원직을 상실했다.

요즘 시민들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지고 있다. 요새 일어난 민의의 수장들의 불미스러운 행태를 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