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3000세대 난립… 기반시설 부족 민원 봇물
사업승인 피하려 쪼개기 수법 동원… 난개발 부채질

우후죽순 들어서는 다세대주택이 골칫거리다. 이천에선 불과 4~5년 전만해도 다세대주택 분양이란 현수막조차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요즘 이천전역에서 봇물 터지듯 다세대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약 2500세대 규모의 다세대주택이 허가·준공 났고, 올해 말까지 합하면 약 3000세대가 건립된다고 한다.

이같이 다세대주택 인허가 물량이 느는 건 쉬지 않고 오른 아파트 전세 값과 3.3㎡ 당 800~900만원대를 호가하는 아파트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세대주택 사업자들은 고가의 아파트를 선호하는 층과 저가의 다세대주택을 선호하는 층이 따로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다세대주택이 난립하는 만큼 미분양이나 부실공사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내 권역을 제외한 외곽지역은 미분양 다세대주택이 늘어나고 있다”며 “단지주변의 기반시설 및 편의시설 부족과 단지 내 주차장 부족 등 옹색한 시설이 미분양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층간 소음을 비롯해 동과 동사이의 빼곡한 이격거리, 협소한 도로 폭, 주차장 부족, 가로등과 놀이터 등의 기반시설 부재는 다세대주택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주택 사업자들이 향후 세입자들의 주거생활을 고려하지 않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식’ 개발방식으로 일관하고 있는 탓이다.

특히 한 사업자가 30세대 이상 개발할 경우 허가사항이 까다로운 사업승인 대상을 피하기 위해 명의를 달리해 분할 개발하는 행위가 많아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편법 쪼개기 수법으로 개발할 경우 건축물의 배치, 간격, 복리시설 미확보 등으로 인한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천시는 이 같은 불법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인허가 사항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단독주택 등으로 건축을 신청했다가 향후 다세대주택 개발이 예상되는 개발행위에 대해서는 쾌적한 주거환경이 가능하도록 전체 단지 계획서를 제출 받는 등 시민들의 주거복지 향상과 난개발 방지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이처럼 다세대주택이 3~4년 연속 우후죽순 공급되면서 약세로 접어든 주택시장 불황에 가격 급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환금성이 크게 떨어져 집값 하락 장세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기간 신규 아파트 공급도 2000여 세대에 달했다.

향후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도 수천여 세대에 이를 것으로 파악돼 다세대주택 미분양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