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수 이천시선거관리위원회

며칠전 TV 보셨어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위원장 김정은이 북한의 중장거리미사일인 무수단미사일의 발사 성공을 보며 개발담당자를 얼싸안고 기뻐하던 모습을. 이는 그의 할아버지, 아버지 때부터 공언하던 미 제국주의에 대한 타격, 즉 괌과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기지에 대한 핵폭탄의 직접적인 타격을 의미합니다. 조만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질 겁니다.

이 부분에서 혹시 북한이 미국과 직접적인 전쟁을 목적으로 미사일 개발에 전심전력으로 매진한다고는 생각지 말아주십시오. 그 이유는 이글의 말미쯤엔 확인이 가능할 테니까요.

이와는 별개로, 이러한 백척간두의 시기에 우리는 최소 향후 10년을 좌우할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미국 대선과 우리의 대선.

왜냐면 미국과 긴밀한 협력체제에 있는 우리로선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우리 대선의 양상도 크게 요동칠 것이고 이는 우리에게 저주도, 축복도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공약대로 ‘세계경찰’의 지위를 내려놓고, 내실에 치중하는 신고립주의로 갈 것입니다. 이에 따라 당연히 세계도 요동칠 것이며, 이 지구촌의 일원인 우리도 상당한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반면에 트럼프가 실패한다하더라도 한번 이슈화된 ‘미국의 변화’는 표현은 다를 수 있을지언정 여전히 미국민 전체에 내재화할 것입니다.

여러분, 에치슨 라인이라고 기억나십니까?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세기 전쟁국과 화해한다’는 명목으로 베트남, 일본을 방문했고, 인도의 모디 총리를 워싱턴으로 초청해 군수지원협정과 군사기지 공동사용에 합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 푸틴대통령과 군사훈련을 같이 하고 북한 대표단을 초청해 대북제재를 완화할듯한 의도를 충분히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대한민국”은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조급한 선택이었을까요? 국내 사드 배치와 관련해 지난 2년여 간 매번 수동적, 방어적 태도로만 일관하던 정부는 미군부대 주변, 영남권, 성주지역 등으로 배치지역에 대한 정보를 흘리더니, 과거와는 대조적으로 아주 신속히 결정은 내렸습니다. 이 시점에서, 국민이 보기에 정부의 관계부처 책임자들, 전문가들, 대통령 보좌관 등이 진지한 난상토론을 벌여 합리적인 분석과 대책을 마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이에 근거하여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아마 국민은 절대 이를 존중할 것입니다.

사실 북한의 미사일 능력과 위협이 갈수록 더해가는 이 시점에 방어 목적수단의 배치에, 그리고 우리 안보의 버팀목인 동맹국 미국이 자기비용으로 미사일을 설치하는 것에 우리가 어떠한 명분을 내세우기도 곤란하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닙니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합의에 따른, 남도 아닌 우리 자신의 외교 목표 달성에 대한, 손익분석이 너무도 미미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사드배치가 대북 핵미사일 위협만에 대비한 조치가 아님은 충분히 인지하고 계실 것입니다. 중국은 사드 시스템의 레이더가 문제라고 말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는 강대국 간 MD 즉, 미사일방어체제라는 거대한 전략게임에의 편승을 의미하며, 이는 중·러와 대치하는 미·일의 미사일 방어 체계로의 통합을 의미하기에, 미래의 ‘위협(?)’을 걱정하기에, 저리도 격앙된 분위기를 보이는 겁니다.

그러면 중국의 요구처럼 사드의 배치 없이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갖추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단 우리나라의 주요 표적을 핵으로 겨냥하고 각종 요구를 제시할 것입니다. 제일 먼저 한미군사협정의 폐기를 요구하겠군요. 미국의 한스 모르겐타우(Hans J. Morgenthau)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북한은 우리에게 요구를 들어줄 것인지, 아니면 핵 공격에 의한 파멸을 감수할 것인지 선택을 강권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면 결과는? 북한식 진정한 평화통일(?)이 이뤄지는 것이죠.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결말을 보고 싶지 않으니, 우리는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금의 선택이 북핵 해결에, 궁극적으로 우리의 통일 목표에 어떠한 손익이 되는 것인지 면밀히 검토해 봐야만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사드 배치 여부와는 별개로, 생각에 생각이 거듭되고 열린공간에서 중지가 모아진다면 어떠한 결정이 있던지, 우리나라의 부강을 바라는 이들의 고뇌의 결과물일 것이기에, 전 국민은 수긍하고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혹자는 우리가 상하, 좌우가 서열화된 유교사회이기에 정보의 공유, 토론·토의가 곤란할 것이라 얘기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그분들께 꼭 얘기해 주십시오. 사서삼경(四書三經) 어디에도 아랫사람을 무시하고 어린사람을 깔봐도 된다는 내용은 없음을.

사실 규장각을 통한 ‘경연’, ‘서연’ 등 우리만큼 토론식 열린교육에 집중한 사회도 드뭅니다.

여러분도 아시는 바와 같이, 토론식 열린교육은 자료가 제시하는 근거와 사례를 찬성과 반대의 관점에서 자기 머릿속에 재구성해야하고,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목소리, 톤, 제스쳐 등 말하기의 형식과 내용면에 있어서도 논리적이어야 하니 읽기활동과 스피치 능력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고, 팀원 간 조화를 이뤄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그 이면까지 종합적으로 생각해서 합리적인 대안 제시도 가능하고 페어플레이정신 배양도 가능하니 결국 민주시민의식 배양의 기본이 되는 등 우리의 교육 목표에 가장 부합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집니다.

올해 들어 이천시선거관리위원회, 경기도이천교육지원청, 이천시청 등 11개 기관·단체가 우리지역 학생들의 보다 나은 발전을 위하여 이천시민주시민교육지원협의회를 조직하고 교육지원청 주관하에 디베이트교육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상학 이론 중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게 있습니다. 이천지역의 미약한 호랑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태평양을 넘어 미국 플로리다의 허리케인이 되듯이, 우리의 작은 출발이 대한민국 모든 학생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의 작은 울림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천저널  icjn25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