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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주는 잔잔한 ‘감동’

이천저널l승인2016.07.06l수정2016.07.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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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눠주는 ‘독서광’ 부시장
필독 후 소감문 써 보낸 시민

이천시 부시장과 한 시민의 책에 얽힌 사연이 흥미진진하다.

얼마 전의 일이다. ‘독서광’으로 알려진 박태수 부시장을 만난 50대 한 여성이 부시장 집무실을 나서며 수북이 쌓인 책 중 한권을 들고 나왔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책읽기를 권해오던 박 부시장이 이날 역시 “마음에 드는 책 있으면 가져가라”는 허락이 떨어진 후였다.

여성이 들고 나온 책은 조선시대 왕의 옆에서 하루하루 일기를 기록해 놓은 책 승정원일기를 다룬 ‘후설’(喉舌).

지역 내 여러 사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은 일과를 마친 늦은 밤 책을 읽어 내려갔고 열흘 만에 필독했다.

사실 가져온 지 열흘 됐지만 이틀 만에 다 읽었다고 한다.

한여름 밤 조선시대 역사책에 푹 빠져 지냈던 여성은 독후감 형태의 소감문을 적어 본래 책 주인인 박태수 부시장에게 SNS로 보냈다.

이 여성이 책을 가져갔는지조차 모르고 있던 박 부시장은 여성의 소감문을 받아보고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수없이 많은 책 선물을 했어도 소감문을 보내온 건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부시장님, 지난번 집무실에 잠깐 방문했을 때 수북이 쌓인 책 중 ‘맘대로 가져가라’는 말씀에 무례히 한권 집어온 책을 이제야 읽었습니다.”

여성의 답례 글은 이렇게 시작됐고 소감문은 짧고 명료했다.

여성은 “책 제목인 후설은 ‘목구멍과 혀’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승정원을 가리켜 부르던 말로 승정원일기를 통해 역사적 사건은 물론 그 시절의 사회상뿐만 아니라 임금과 신하의 동정까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적었다.

이어 “자신의 어진(초상화)을 보고 늙었다고 표현한 신하에게 서운해 하는 영조, 어사 박문수의 기개가 느껴지는 부분을 읽으며 사람 사는 곳은 예전과 지금이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며 필독 소감을 밝혔다.

여성은 책을 선물해준 부시장 덕분에 옛 궁정의 모습을 통해 느슨해진 자기 자신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고마워했다.

스마트 폰과 컴퓨터 문명이 주는 간편함에 길들여진 요즘, 부시장과 한 여성의 책 한권을 둘러싼 아주 작은 사연은 우리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마치 그 옛날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선물이야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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