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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짝보다 못한 정치인의 ‘약속’

6대 원구성, 黨心보다 放心이 더 큰 원인? 이백상 기자l승인2016.07.06l수정2016.07.0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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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상 편집국장

명분을 버리고 실리를 택하는 것은 정치인의 자유다. ‘정치적 판단’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얘기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약속을 저버리고 실리를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리 욕심에 약속 따윈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쳐도 괜찮단 말인가?

제6대 이천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이 모두 끝났다. 그런데 후폭풍이 거세다. 의장과 부의장을 배출한 더불어민주당은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중 핵심은 전반기 의장을 역임한 정종철 의원의 더민주당 탈당이다. 한국노총 소속이란 점을 감안하면 향후 정치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엄청난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는 엄청난 선택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내가 왜 이런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목소리 한번 내지 않고 조용히 탈당을 했다는 점이다. 정 의원은 이번 원구성을 앞두고 정당 차원에서 상당한 압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여대야소 국면이었던 전반기 의장 선출 당시 새누리당 모 시의원의 도움을 받았다. 모 시의원은 야당에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석권할 수 있는 근거까지 돼 주었다.

그리하여 정 의원을 비롯한 더민주당 의원들은 다수당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의장단 선거에서 모 시의원에게 받았던 도움을 의장선출로 갚아주려 했다.

톡 까놓고 말해 그것이 지난 2년 전의 약속이었다. 그런데 지난 4월 보궐선거로 시의회 입성에 성공한 임영길 의원이 후반기 의장 출사표를 던지면서 다수당인 더민주당 측과 의견이 맞아 떨어졌다.

더민주당 측은 정 의원 등에게 새누리당 후보를 도와주면 ‘해당행위’라며 자신의 당 후보를 의장으로 선출해줄 것을 수차례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럼에도 지역정가는 임 의원의 의장선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 의원을 제외한 4명의 더민주당 의원과 의장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의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일이 벌어졌다. 부의장 자리를 놓고 전춘봉 의원과 홍헌표 의원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대립을 보이던 중에 홍 의원이 2년 전의 약속을 저버린 역선택을 강행하고 말았다.

그 덕분에 홍 의원은 부의장 자리에 올랐다. 이것이 결국 정종철 의원이 탈당을 강행한 배경이 된 것으로 짐작된다.

새누리당 의원들과 ‘이심전심’이 통한 임 의장이나 홍 부의장은 ‘당의 분부대로 이행했을 뿐’이라며 뒤에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을 터다. 다른 한쪽에선 ‘믿었던 게 잘못’이라며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의장선거는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표를 많이 받는 사람이 일등 하는 데는 이견이 없다. 여든 야든 이쪽이든 저쪽이든 나눠 먹기식 담합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다.

명분 없는 선택, 자리 욕심에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는 이번 의장선거에 왠지 뒷맛이 씁쓰레하기만 하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지방의회 원구성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야합’을 경계하기 위해 공문 등을 통해 ‘야합이 벌어지면 징계하겠다’고 수 차례 경고한바 있다.

이천의 경우 실리를 취하기 위해 여당과 눈을 맞췄던 의원들에게 징계장이 내려올지 두고 볼 일이다.

원만함 보다는 왠지 시끄럽게 느껴지는 이천시의회 6대 후반기 원구성은 당심(黨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방심(放心)이 더 큰 원인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쨌든 전후반기 모두 야당 의장을 탄생시킨 기록을 냈음에도 더민주당 측 의원들은 탈당까지 불사하며 왜 속상해하고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지만 지금 당장 떠오르는 단어는 ‘감투욕심’에 자신의 그 무엇을 팔아먹었다는 생각만 들 뿐 그 어떤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백상 기자  sm38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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