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인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이승만 대통령의 말씀이고 정치권에서 즐겨 사용한다. 요즘 본격적인 선거전에 접어들면서 “지역 사람들이 힘을 합쳐 지역출신을 뽑아야 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여의도 국회에 가면 어느 지역, 어느 대학출신을 보고 성골, 진골, 잡골을 구분한다고 들었다.

“뭉치면 죽고 연결하면 산다”는 신경영이론이 요즘 주목받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로 제품을 만들어도 여러 기업과 기업, 국가와 국가 간의 촘촘한 연결이 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해도 “여러 기업, 국간 간의 연결로 국제표준을 만들지 않으면 시장에서 사라지는 기술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과거 소니와 마쯔시다의 비디오기기 표준경쟁에서 소니는 뛰어난 기술력을 믿고 혼자 싸웠지만 여러 기업과 연결한 마쯔시다가 처지는 기술로 승리했다. 결국 세계표준이 된 마쯔시다 기술로 만든 제품이 소니 제품을 물리쳤고 소니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기업들이 연합하여 각종 IT, 로봇 기술, 줄기세포 등 표준기술을 잡기위해 사활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 최고의 기술도 강한 연결력을 갖지 못하면 하위 기술에게 밀릴 수 있어 세계 표준기술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유럽연합을 만들고 ‘유로’란 기축통화를 만들어 미국, 일본,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제, 정치 전쟁을 하고 있다. 단일 국가로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12개 태평양연합 국가들과 TPP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각 국가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초연결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은 눈물겹다.

한국정치는 어떤가?

우리는 처음 만나면 고향, 학교, 직업을 차례로 묻고 연결고리를 찾는다. 정치에서는 더욱 심해 능력보다 출신지역, 학벌이 성공과 실패의 주요한 변수가 된다. 이 소재로 만들어진 “내부자 고발” 영화는 빅 히트를 쳤다. 영화 속 내용은 한국정치의 수준을 단순하고 쉽게 ‘우리 정치가 얼마나 저속한가’를 보여주었다.

올해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벌써 후보자의 출신, 학벌의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그 중 ‘이천 출신’이란 단어가 제일 많이 회자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SNS를 통해 쉽게 의견을 나누는 초연결시대에 살고 있다. 아직도 이천시민의 25% 밖에 안 되는 이천출신을 성골로 생각한다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가 아닐까?

우리 국회의원들의 문제는 세계적 수준에 맞춘 사고, 의식, 양심을 기본으로 한 정치를 펴지 못하는 현실에 있다. 이제 세계는 국경 없는 연계 정치에 맞춘 글로벌 시스템을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 국회의원도 세계적 수준의 지적능력을 갖춰야 한다. 아직도 지역주의로 국회의원을 뽑으려는 사고는 이천을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지 못하는 방해물이다. 이천의 기업제품이 한국 보다 세계시장에서 더 인기가 있어 살아남아야 시민에게 양질의 직업을 제공한다. 그 수준을 가진 후보를 이천 대표로 국회에 들여보내야 진정한 정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요즘 경영이론에서는 “한 우물만 파면 빠져 죽는다”하여 세계시장을 겨냥해 기업이 연결하여 동반성장하는 시스템을 강력히 추천한다. ‘새누리당 브랜드’를 입고 ‘이천출신’이란 지역주의 우물을 파는 후보를 나는 싫어한다.

그러나 아직도 시대에 뒤쳐진 사고를 갖고 뛰고 있는 후보를 보면 매우 안타깝다. 공석이 된 시의원 자리를 지역주의로 무장한 사람들이 선거운동을 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후보자들이 있다. “당신이 시민을 대표하여 일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새누리당 브랜드면 당선된다’고 믿는 능력 부족자가 눈에 보여 화가 난다.

‘이천’이란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지역주의에 물들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끌어 모아 경쟁력을 갖추는 능력을 가진 인재가 선출되어야한다. 지금까지 ‘이천 출신을 강조하면 당선된다’는 사고에 젖은 후보는 과감히 퇴출시키는 시민의 엄중한 판단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이천 기업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알려진 명품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