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화

올해 8월 31일부터 시작한 이천 새일 센터 ‘박물관 해설사’ 양성 과정의 교육을 받고 있다. 이천시의 도움으로 20명의 교육생들은 12월 17일 까지 250시간으로 전문 분야인 교수님들과 다양한 인문학적인 강의와 박물관, 미술관 견학 등으로 알찬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 13일 금요일은 과천 국립 현대 미술관을 다녀왔다. 미술관을 찾은 지도 10년은 더 된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유로 문화생활을 할 생각은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살아 왔던 것이다.

촉촉이 가을비가 낙엽위에 앉을 때 엄마로써 아내와 며느리로써 숨 가쁘게 살아 왔던 삶을 내려놓고 “멈추고, 보다” 란 미술관의 특별 전시 제목과 같이 멈추고 보았다. 작품 앞에 선 나는 물어 보았다. `왜 이런 그림이 나왔을까?` `작가는 무엇을 보았나?`무엇을 말 하려고 하나?` 어떤 작품에서는 갑갑함을..... 어떤 그림에서는 같이 무엇을 찾고 싶음을..... 어떤 조각에서는 사랑스러움을..... 느껴 본다. 초보적인 감상이지만 밑바닥의 작은 감성들이 흔들리고 있음을 느끼며 작품들과 호흡하려는 나를 발견한다. 멈추게 하고 나를 보며 사람을 보며 자연을 보고 세상을 본다. 과거를 보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현대의 사람들은 너무 바쁘게 혼자서 많은 일을 하고 앞을 향해 달려간다. 직장인으로써 부모로써 아내와 남편으로써 우리들은 한사람이 몇 가지의 일들을 해 나가고 스스로들 지쳐한다.

여러분들도 한번 “멈추고, 보라” 사람도 보이고 사람의 소리도 들리고 자연이 하는 소리도 들린다. 심지어 사물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도 들린다. 마음속 깊은 곳의 양심의 소리도 들어보라. “멈춘다” 라는 말이 끝이라는 것과는 다르다. 잠시 쉬면서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숨을 고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준비하는 과정 중의 하나 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살아내야 할지를 한번 멈추고 바라보자.

새로이 인생의 후반부를 시작하고자 준비하는 나에게 이러한 교육을 받게 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중국의 문학자 루쉰은 말했다. “애초에 길은 없었다.” 라고 이천 ‘박물관 해설사’  교육을 받고 있는 나는 그 길을 가려고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