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송명자

9월부터 시작한 박물관 해설사 과정. 시작이 반이라더니 벌써 종반을 향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는 중이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 전반을 통해 아주 다양한 것들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특히 이천의 역사와 인물 그리고 이야기들은 더욱 그렇다.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치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나는 토박이는 아니지만 40년 가까이 이천 사람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이천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지금 배우고 있는 이천의 역사와 이천의 인물들, 그리고 이천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이제라도 알 수 있음이 감사하다. 또한,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통해 이천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부쩍 커진 나를 보게 된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들도 많이 생긴다. 그 중 한 가지를 말하자면, ‘이천 하면 떠오르는 것’에 이천의 자랑이며 겨레의 스승으로 불리는 서희 선생님을 포함 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가 있을 때 ‘이천’하면 맨 처음 무엇이 떠오르는지~를  물어 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면 대부분 짐작한대로 쌀, 도자기 등이 가장 많은 답으로 돌아온다. 얼마 전까지는 나도 분명히 비슷한 대답을 했다.

이천 시내 곳곳을 지나다 보면 ‘서희’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서희 선생님을 이천의 상징으로 여기는 뜻일 터인데, 서희 선생님에 대해 물어보면 정확히 알고 대답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아직도 많은 이천 사람들이 서희 선생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서희 선생님에 대해서는 이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기를 꿈 꿔 보는 것이다. 그런데 내 꿈은 이미 다른 이들이 오래 전에 꾼 꿈일 수 있다. 여러 기관 단체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천 시민들 모두가 당당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고려 초기 성종 12년에 거란이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오니, 고려 조정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서 누구도 나서려 하지 않을 때, 홀로 적진에 가서 담판으로 전쟁을 막고, 오히려 압록강까지 영토를 넓히는 결과를 이끌어 내신 분이 바로 서희 선생님이시다.

서희 선생님의 담대한 용기와 지혜, 세상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커다란 자긍심을 갖게 한다. 또한, 이 시대의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인물이 서희 선생님 같은 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서희 선생님이기에 큰 본보기로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런 좋은 프로그램(박물관 해설사 과정)을 통해 이천의 문화가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번 박물관 해설사 과정에 참여한 분들이 열심히 배우고 익힌 것들을 이천의 문화의식을 높이는 일에 적극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