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인태

아버지가 알콜중독과 가정폭력을 받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은 성인이 되면 같은 행동을 보인다는 연구서를 읽은 기억이 있다. 청소년기 때는 "성인이 되면 나는 절대 안할 거야" 하고 다짐했지만 성인이 되며 지각없이 닮아가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는 고백도 읽었다.

어제 초등학교 총 동문회에 참석했다. 나는 이천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아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특히 우리 동네 선후배의 부모들의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

나는 그 시절에 이천에서 대체로 못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 살았다. 힘든 일을 하면서 가정을 돌봐야 하는 어른들이 밤이 되면 술에 취해 큰 소리를 질렀다. 일부 가정은 큰 소리가 밖에서 들렸다. 특히 얼굴이 검어지고 황달로 세상을 떠나는 알콜중독에 걸린 분들이 비교적 많았다.

그 분들의 자식들이 어제 같은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어릴 때 제법 똑똑하고 공부도 잘했던 후배도 이제는 머리에 흰 꽃이 피고 초라한 모습으로 술에 취해 있었다. 자기 몸을 컨트롤 못하고 비틀거리며 같은 말과 행동으로 친구들을 괴롭혔다. 마치 어렸을 때 내가 보았던 후배 아버지 모습이 떠올랐다.

알콜중독이나 가정폭력은 유전력이 강하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부모님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흉내 내는 경향이 있고 의식하지 못한채 습관이 된다. 아버지가 흡연을 하면 지식의 흡연율이 높은 이유와 비슷하다. 가정이 건강하지 못하면 가족이 불행을 느끼고, 가정파탄으로 연결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가끔 본다. 그럼 아이들은 심한 정서적 혼란을 격고 사회 문제아로 성장한다.

총동문회는 자녀교육에 대해 나에게 많은 생각을 주었다. 특히 아버지의 역할이 가족의 행복과 아이들 미래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진리를 다시 생각했다. 나도 두 아이의 아빠이고 한 여자의 남편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나보다 가족을 생각해 신중하게 행동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