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우 경한실업(주) 상무

나의 낚시경력은 60여년정도 되는 것 같다. 나의 고향은 지금은 충주 댐으로 인해 30여 년 전에 수중의 혼이 되어 실향민이 되었다. 고향의 주소는 충북 제천군 한수면 서창리라는 곳인데 고향 앞에는 한강물이 섬을 이루며 모래섬으로 샛강을 만들어 놓아 그곳은 여름이면 수영장이 되고, 겨울이면 썰매 장이되고, 사시사철 다슬기(올갱이)와 민물고기를 언제라도 잡아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나도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수영을 자연스럽게 익혀서 앞강을 건너다닐 수 있는 수영실력이었다. 그리고 낚시는 미루나무가지나 닥나무를 이용하여 실을 매어 수수대로 찌를 만들어 지렁이나 풀벌레를 미끼로 고기를 낚았다. 이렇게 하여 어릴 적부터 낚시를 시작한 것이다.

나의취미는 낚시이다. 낚시는 나의 삶에 일부가 되었다. 주위 사람들은 나보고 낚시에 미쳤다고들 하기도 한다. 아마도 내가 낚시만큼 다른 사업이나 일에 열중을 했다면 크게 성공했을 것이라고 주위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고 내가 강태공은 아니다. 진정한 강태공은 고기를 잡는데 있지 않고 세월을 낚으며 천하를 생각하는 것이어야 되는데, 나는 고기를 낚는 데만 정신을 팔고 다니다 보니 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신경질이 나곤 한다. 그러나 고요한 밤에 푸른 물속에 케미나이트 불빛의 찌의 올림에는 황홀 그 자체이다. 그리고 낚시꾼에게는 찌맛, 손맛이 있다. 아마도 먹는 맛은 꾼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인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에 낚시 인구는 한 2~3백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사회생활의 고달픔을 낚시터에서 모든 잡념과 스트레스를 풀어보는 것도 인생살이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낚시에도 규범과 도리가 있다. 환경보호차원에서 가져간 낚시 쓰레기를 가져오는 습관과 생태보호를 위해서 희귀종이나 산란철에는 마구잡이식이 아니라 적당히 잡고 놓아주는 것도 낚시꾼들이 지켜주어야 할 도리라고 본다.

그리고 잡아온 고기를 매운탕이나 찜으로 요리하여 가까운 사람들끼리 나누어 먹는 재미를 아마도 느껴보지 못한 이들은 모를 것이다. 낚시에는 기다림이 있어야 된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추우나 더우나 기후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된다. 고기의 은신처가 될 만한 곳이면 접근로가 험하고 거리가 좀 멀어서 등짐을 지고 걸어야 되는 곳이든, 잡풀이 무성한 계곡 지형이든,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낚시 장소를 가야되기도 한다.

필자도 현재까지 직장근무를 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정년퇴직이 없다보니 본인의 건강과 결격사유가 특별히 없는 한 근무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인생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만은 아니다. 어느 때는 뛰쳐나가고 싶고, 다른 사람들처럼 자유롭게 여행도 하고, 배우기도하고, 즐기기도 하고 싶을 때가 몇 번이나 있었다. 그러나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하다. 낚시를 할 때 기다림은 어느 종교인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인내할 때 “맛”을 볼 수 있다. 이제 나도 직장에서의 “맛”과 인생살이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하여 “낚시”의 참 “맛”을 느낄 때 아마도 나의 인생의 참 “맛”도 느낄 수 있을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날씨가 그리 좋지 않지만 저녁에 강물에 낚싯대를 담가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