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주 순경

어릴 적 꿈은 아이돌 가수였다. 춤 주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 대형기획사에 들어가 연습생 생활도 했다. 노래와 춤 실력은 물론이고 활발하고 톡톡 튀는 성격을 가진 그녀가 가수가 되는 일은 당연한 듯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사람들 앞에 모습을 나타낸 그녀는 멋진 제복을 입은 여순경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이돌 가수의 꿈을 접고 멋진 여경이 된 주인공은 이천경철서 여성청소년과 이은주 순경이다. 그녀는 올해 4월 이천으로 첫 발령을 받은 새내기로 관내 11개 학교를 책임지는 학교전담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겨우 4개월 차 순경이지만 이천에서 그녀의 인기는 여느 아이돌 가수 못지않다. 이유는 지난 3일 자신이 전담하는 한 학교의 축제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뒤로 그녀를 알아보는 학생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복을 입은 경찰 모습이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아서 학교축제를 통해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급하게 준비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춤이나 노래가 소통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한 번 시도해봤는데...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줄 알았으면 그냥 가수로 데뷔할 걸 그랬어요.”(웃음)

이 순경이 학생들과 함께 씨스타의 ‘쉐이크잇’에 맞춰 화려한 춤 솜씨를 뽐낸 무대는 5분도 안되는 짧은 무대였다. 하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경찰이라는 이미지를 막연하게 딱딱하게만 생각했던 학생들에게 연습생 경력 6년의 내공이 담긴 춤 솜씨를 선보이자 남학생들은 징그러운(?) 괴성으로 여학생들은 폭발적인 환호로 답했다.

“축제 영상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길에서 알아보시는 분들도 생기고 해서 신기하기도 한데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대에 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가수 지망생이었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진로를 상담하는 학생들도 생기고 아이들과 함께 융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은 것 같아요”

멋진 댄스무대로 친근한 경찰관되기라는 큰 숙제를 해결한 김 순경은 앞으로는 친누나와 언니 의 모습으로 학생들의 생활 깊숙이 들어가 고충이나 진로를 상담하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했다. 요즘 뉴스를 통해 등장하는 폭력적이고 예의 없는 청소년들의 모습과는 달리 많은 학생들이 여리고 순수하기 때문에 편견 없는 진지한 모습으로 다가가 올바른 가치관과 목표를 심어주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학교폭력전담경찰관으로 잘못된 부분을 미리예방하거나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어리기 때문에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거나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따뜻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축제를 통해 학생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저도 더 노력해서 학교전담경찰관으로써 보람된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