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의 신념을 지켜온 ‘이천도자기명장’ 김용섭

‘대한민국 도자도시’ 이천에는 역사와 전통 만큼이나 장인 정신이 빛나는 도공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 ‘성형기법과 청자 제작’의 달인 김용섭 도공이 마침내 이천도자기명장에 선정돼 주목을 받고 있다.

흙과 함께 한지 32년 만에 느껴보는 축복이다. 도자제작의 외길인생을 걸어온 그를 만나기 위해 사기막골에 위치한 다정공예를 찾았다. 작업장 안으로 들어가니 명장의 풍채를 가진 김용섭 도공이 우리를 맞이했다. 작업장에는 그의 노력이 담긴 가지각색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도자기들이 말끔히 전시돼 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직업을 찾다가 도예를 시작했는데 제 천직이 돼버렸어요”

김용섭 명장은 군 전역 후 평생 직업을 찾고 있었다. 때마침 마산도자기시험소에서 도자기능공을 양성하고 있기에 도자기시험소에 입학을 했다. 처음으로 받은 도예교육에 열정과 흥미를 느낀 그는 도공 업을 천직으로 삼을 만큼 도자기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시험소에서의 교육과정을 마친 후 전통도자기제작방법에 대해 배우기를 갈망했다. 그래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여주로 이동했으나 전통도예는 이천이 더욱 적합하다 판단했다. 그리하여 이천동국요의 고방철주 선생 제자로 들어가 22년을 생활했다. “대부분 이직을 많이 하는데 저는 22년 동안 한 곳만 있었어요. 청자제작에 능통한 고방철주 선생 제자로 생활하니 저도 주로 청자를 다루게 됐답니다.”

“도자기는 선이 중요합니다. 잡념 없이 열정과 혼을 쏟아 붓자 라는 신념으로 만들어야 훌륭한 도자기가 만들어져요.”

김용섭 명장은 도자기 제작에 있어 대충이란 없다. ‘열정과 혼이 필요하다’ 강조하는 그는 도예인생 32년 단 한순간도 신념을 어긴 적이 없다. 도자기 제작에 중요한 부분인 성형기법은 열정과 혼을 쏟아 붓지 않으면 선이 흐트러져 쓸 수 없는 도자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명장 선정과정에서도 ‘열정과 혼을 쏟아 붓자’ 라는 신념을 성형기법속에 녹여내 아름다운 빛깔과 섬세한 선을 가진 명품도자기를 탄생시켰다. 그 결과 이천도자기명장으로 선출됐다. 32년간 힘들게 지켜온 신념이 있기에 명장의 자리는 더욱 명예롭게 빛나고 있다.

“대부분의 도자기 장인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생계유지가 어렵다 보니 많은 이들은 이직까지 하고 있습니다. 도자기를 배우려 하는 젊은이들도 없어요. 이대로 가다가 전통도자기문화가 끊기는 것 아닌지 걱정입니다”

김용섭씨는 명장으로 선정됐지만 도자기전통문화계승에 대한 걱정이 많다. 민족의 문화와 전통이 유지돼 더욱 계승해 나가야 할 때에 계승할 사람은 없고 유지해 나갈 사람들마저 떠나간다. 이에 김용섭 명장은 “전통도자기문화가 없어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정부 차원에서 노력을 강구하고 도예인들도 도자기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만들어 소비자에게 실례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