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준 변호사

어느덧 고향 이천에 변호사 사무실은 개업한지도 6개월이 되어 갑니다. 그동안 많은 사건들을 수임하고 상담했었는데 그 중 단연코 많은 문의는 가사 사건 중 이혼에 관한문의였습니다. 그들의 이혼에 대한 문의를 받으면서 느낀 점은 점점 더 이혼을 요구하는 나이층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과 민법 제840조에 규정된 재판상 이혼사유 중에서 상대방의 부정행위가 이혼사유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이혼율이 높아진 데에는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상담을 통하여 느낀 점은 과거와 다른 오늘날의 가정 형태가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은 한 명 내지는 두 명의 아이만 낳아 기르고 이들이 성장하여 결혼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형제자매 사이에서 자란 과거와 달리 형제자매없이 자란 요즘의 젊은 부부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고 이 때문에 사소한 다툼에도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쉽사리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또한 문란해진 성의식으로 인해서 부부관계 지켜야할 정조의무를 태만히 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결혼한 남녀가 서로의 애인을 만들고 그들과 사귀거나 잠자리를 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일방 배우자에게 틀키고 결국에는 이혼이라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저는 위와 같은 사유로 이혼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자녀를 생각해서 조금의 시간을 갖고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유합니다. 그러한 제 권유에 발길을 돌려 돌아가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고 확고한 이혼의지를 가지고 오신 분들은 사건을 수임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부부사이에 이혼에 대하여 협의가 되지 않으면 민법 제840조에서 정하는 재판상 이혼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재판상 이혼청구가 가능합니다. 그러한 재판상 이혼사유에는 부정행위, 악의의 유기, 부당한 대우, 생사불명,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등이 열거되어 있으면 이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일방 당사자의 이혼청구가 인용되는 것입니다.

이혼 소송에 있어서 의뢰인들은 이혼 자체에 물론 주안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외에 금전적이 부분 즉 위자료와 재산분할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게 마련입니다. 제가 사건을 상담하면서 느낀 한가지는 의외로 많은 분들이 재산분할에 대하여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이었습니다. 본인이 혼인파탄에 대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인 경우 상대방의 이혼 청구에 의해서 재판이 진행될 때, 본인은 혼인파탄에 책임있는 유책배우자이기에 혼인 기간 중 형성된 공동재산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유책배우자도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부부가 혼인기간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그 대상으로 합니다. 물론 구체적으로 혼인기간, 재산형성에 기여한 기여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재산분할의 비율을 산정하지만 유책배우자의 경우에도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유책배우자의 경우에 있어서는 상대방에게 그러한 혼인파탄의 책임을 이유로 위자료를 지급해야하기는 합니다. 위자료는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유책배우자는 피해자인 상대방에게 정신적인 위자를 금전으로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재산분할에 관한 문의는 협의이혼을 할 당시에 재산분할에 대하여 정하지는 않았는데 재산분할 청구를 상대방에게 할 수 있는지라는 문의를 많이 받게 됩니다. 우리나라 민법 제839조의2는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한 규정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민법 제839조의 2 제1항은 “협의상 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 조 제3항에서는 “제1항의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협의상 이혼한 경우라도 이혼한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때까지는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을 상대로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하여 혼인기간 중 형성된 공동재산에 대하여 자신의 몫을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을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이혼 상담을 하는 부부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은 서로가 조금씩만 양보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렇게 쉽사리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물론 재판상 이혼사유가 있어 법에 따른 이혼을 하고 그 과정에서 혼인기간 중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오늘날 너무 쉽게 이혼이라는 선택을 하는 것같고 그 과정에서 가장 상처를 받는 것은 부부 당사자가 아닌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라는 것을 명심하고, 이혼이라는 선택에 신중을 기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